우리 아버지는 젊은 나를 우려했고, 나는 나의 젊은 아들들을 우려한다. 아버지는 내가 귀를 훨씬 덮을 정도로 머리를 길게 기른 채 다 해진 통바지를 입고 밤거리를 쏘다니다가 통금이 다 되어서야 비로소 귀가하는 것을 보실 때마다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꾸지람을 하셨다. 나는 아들이 머리를 덥수룩하게 기르고 신발 발꿈치를 가리다 못해 길거리를 쓸도록 긴 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다가 친구 집에서 잔다며 휴대전화를 걸 때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어른들은 언제나 청년들을 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 아버지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잊어버렸고, 나는 나의 젊은 시절을 잊어버렸다. 그래서 젊은이는 언제나 어른들에게 근심거리이다.
젊은이는 어른들의 근심거리
하지만 젊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래서 옛날부터 지금까지 청춘예찬은 끊이지 않는다. 젊음은 신선함이다. 싱싱한 햇과일처럼 청년의 기개는 새롭다. 젊은이의 색깔은 푸른색이다. 청년은 생기발랄하다. 동작 하나 하나가 모두 활기찬 율동과 다름없다. 젊은이에게 알맞은 음악은 왈츠이다. 젊은 사람들은 역동적이다. 그들은 웬만해서 지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든 일을 해도 한 숨 자고 나면 다시 벌떡 일어난다. 수평선에 떠오르는 태양은 청년을 상징한다. 청년의 시간은 아침이다. 젊음은 새벽이슬과 같다. 그래서 젊은이는 언제나 꿈과 희망을 의미한다. 청년이 없다면 우리는 모든 것에서 소망을 상실한다. 더 무엇을 말할까. 청춘을 예찬하는 것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이 젊은 사람들에 대하여 보여준 관심은 보통 청춘예찬과 사뭇 다르다. 물론 사도 바울은 디모데의 시각에서 젊은이들을 바라보았다. 여
기에서 우리는 디모데가 대략 어느 정도의 나이에 있었는지 추정해 볼 수 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가 젊은 사람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젊은이들에 대한 사도 바울의 견해를 선명하게 나타낸다. 달리 말하자면 젊은이들에 대한 디모데의 처신에서 젊은이들에 대한 사도 바울의 생각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사도 바울은 젊은 남자를 형제로, 젊은 여자를 자매로 간주한다. 사도 바울에 의하면 젊은이는 남자이면 형제이고, 여자이면 자매이다.
형제, 자매 인식 필요해
사도 바울에게 굳이 청년을 예찬할 이유가 있다면 형제와 자매라는 사실에 있다. 사도 바울은 형제이기 때문에 젊은 남자를 좋아하고, 자매이기 때문에 젊은 여자를 좋아한다. 형제와 자매라는 것은 한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는 점에서만 성립될 수 있는 관계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아버지가 다르면 형제도 자매도 될 수 없다. 사도 바울이 형제와 자매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언제나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사람들을 염두에 둔다. 젊은이들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긴다면 사도 바
울은 그들을 가리켜 서슴지 않고 형제와 자매라고 부른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젊은이들을 예찬한다. 사도 바울은 그들이 형제이며 자매이기 때문에 예찬한다.
사도 바울의 청춘예찬과 관련하여 한 가지 덧붙일 것이 있다면 그것은 순결이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젊은 여자를 일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듯 하라”고 말했을 때, 이 말은 젊은 디모데에게 순결을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청년들 (특히 여자 청년들)에게도 순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이 스스로 디모데에게 깨끗한 대우를 받을만한 깨끗함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순결이야말로 청년들이 예찬을 받을 수 있는 진정한 조건이 된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순결을 조건으로 삼지 않고 다른 어떤 것으로 청년들을 예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젊다는 것의 가장 큰 가치는 순결에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의 가치 순결에 있어
청년이 어른에게 근심거리가 되기 전에 스스로 근심거리가 되어야 할 이유는 두발과 복장과 귀가시간 때문이 아니다. 젊은이가 어른들의 우려에 앞서 스스로 우려해야 할 것은 순결이다. 순결은 젊다는 것의 가장 큰 가치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어른은 다시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다만 젊은이들의 순결을 우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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