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 중의 괴수
내일 설교의 성서 본문에는
바울의 이런 고백이 나온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15)
꽤나 잘 알려진 구절이다.
역시 바울은 죄에 대한 인식이
남다르게 통절하구,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구절을 놓고 설교하는 사람은
청중들을 향해서 바울을 본받으라고,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으라고
목청을 높일 것이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자기의 죄를 종이에 나열하거나 하면서
눈물, 콧물까지 흘릴지 모르겠다.
그런 정도로 생각하면 오해다.
성서는 파렴치한 행위를 죄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죄의 열매들이다.
죄의 뿌리를 보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생명과의 단절이다.
따라서 죄는 하나님과의 단절이다.
죄인 중의 괴수라는 고백은
생명과의 단절인 죄의 심연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이 구절을 이해하는 것도 결국은
생명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생명에 대한 실질적인 인식이 없는 설교자들을,
즉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인식이 없는 설교자는
성서 본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청중들을 닦달하는 데만 몰두할 수밖에 없다.
죄의 심연에서 십자가와 부활이 약속하는
생명의 심연을 경험할 수 있다.
그것이 초기 기독교가 시작된 영적 단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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