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집을 지면 5년은 늙는다는 말이 있다.
신경 쓸 게 그렇게 많기 때문이다.
우선 땅을 찾는 일로부터 설계와 신축 허가와 시공과 준공에 이르기까지
그냥 지나가도 되는 게 별로 없다.
설계가 아무리 잘 나와도 시공에 따라서 또 달라진다.
나는 일하시는 분들에게 대부분을 맡겨 두었다.
일단 건축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게 별로 없고,
설령 나에게 다른 생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분들이 한 마디 하면
그게 옳은 것 같아서 두 번 말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장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나는 아무 한 일도 없이 건축이 그럭저럭 끝나간다.
5년 늙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좀 젊어진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든다.
동물 중에서 자기가 살 집을 자기 손으로 짓지 않는 동물은 인간뿐이다.
옛날에는 인간도 자기 손으로 집을 졌다.
지금도 그렇게 사는 분들이 없지는 않다.
소위 문명권과 거리가 먼 지역에서는
동네 사람들끼리 힘을 합쳐서 며칠 만에 집을 진다.
몽고나 티베트 유목민들은 이동천막을 가족끼리 설치하며 살아간다.
순전히 다른 사람들이 지은 집에 들어가려니 좀 미안하다.
빚진 마음으로 이사를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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