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예수의 체포(3)(막14:45)

새벽지기1 2024. 2. 28. 07:11

'이에 와서 곧 예수께 나아와 랍비여 하고 입을 맞추니'(막14:45)

 

유다는 스승에게 와서 입을 맞추었습니다. 병사들이 체포해야 할 대상을 그런 식으로 암시한 것입니다. 그런 입맞춤은 당시의 의례적인 인사법입니다. 지금도 중동 사람들은 왼뺨과 오른뺨을 서로 맞대는 방식으로 인사를 나눕니다.

 

이 장면은 극적인 요소가 강합니다. 많은 연극에서 비슷한 장면을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유다의 입맞춤 장면이 역사적 사실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전하고 있는 공관복음과 달리 요한복음은 유다가 군사들과 함께 왔다고만 하지 입맞춤에 대해서는 말이 없습니다. 복음서 중에서 가장 늦게 기록된 요한복음 기자는 그것의 역사적 사실성을 확실하지 못했던지, 아니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겠지요. 여하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했다는 사실입니다.

 

유다의 배신은 불가사의입니다. 앞의 묵상에서 몇 가지 가능성을 찾아보았지만 확실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확실한 사실은 다음의 두 가지이겠지요. 첫째, 유다는 스승을 배신한 사람이다. 둘째, 그는 파렴치한 사람은 아니다. 이 두 명제는 충돌합니다. 스승을 배신한 사람은 파렴치한 사람입니다. 충돌하지 않으려면 유다가 나름으로 신념에 차서 행동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복음서 기자들은 그런 것에 대해서 관심이 없습니다. 복음서 기자들은 오직 한 가지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십자가에 처형당한 예수의 운명이 그것입니다.

 

복음서 기자들의 관점에 따르면 유다는 이런 예수님의 운명에 비극적인 역할을 감당한 인물일 뿐입니다. 나름으로 소신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는 악의 만행을 거든 사람입니다. 그래서 복음서 기자는 그가 태어나지 않는 게 더 좋을 뻔한 인물이었다고 말합니다.(마태 26:24) 유다가 스승에게 평화의 입맞춤을 나눕니다. 악은 간혹 평화의 포즈를 취하는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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