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예수의 체포(5)(막14:47)

새벽지기1 2024. 2. 29. 07:30

'곁에 서 있는 자 중의 한 사람이 칼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 귀를 떨어뜨리니라.'(막14:47)

 

예수님이 체포당하는 순간에 예수님 곁에 있던 자 중의 한 사람이 칼을 빼들고 한 병사의 귀를 내리쳤습니다. 네 복음서에 모두 기록된 장면입니다. 요한복음은 그를 베드로라고 지칭합니다. 워낙 성격이 급한 인물이니 그렇게 나설 만도 합니다. 그러나 칼을 휘두른 인물이 베드로인지, 제자 중의 한 사람인지, 그 이외에 예수를 따랐던 사람인지, 또는 예수를 체포하러왔던 병사 중의 한 사람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마태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은 이 소동에 대해서 코멘트를 하십니다.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마 26:52) 누가복음은 예수님이 떨어진 귀를 만져 낫게 했다고 전합니다.(눅 22:51) 요한복음은 베드로에게 칼을 거두라고 이르면서 “아버지께서 주신 잔을 내가 마시지 아니하겠느냐”(요 18:11)고 하셨습니다. 마가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은 이에 대해서 아무런 말씀이 없으십니다. 이 소동에 대한 복음서의 보도가 제각각입니다. 이 전승이 지역과 세월에 따라서 조금씩 변형된 탓이겠지요.

 

칼을 맞은 사람은 대제사장의 종이었다고 합니다. 대제사장의 종이라는 직책은 비교적 높은 자리입니다. 아마 체포조의 인솔자이겠지요. 귀가 떨어졌다는 것은 징벌적인 의미를 나타냅니다. 고대 아시리아와 바벨론에서는 귀를 자르는 형벌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복음서 기자는 이 소동을 통해서 대제사장에게 하나님의 징벌이 내렸다는 것을 암시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칼을 휘둘러 귀를 떨어뜨린 사건은 하나님의 아들이 체포당하는 비통한 자리에서 일어난 일종의 해프닝입니다. 희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소동입니다. 비극에 너무 감정적으로 몰입하지 말라는 안전장치는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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