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겟세마네(7)(막14:37)

새벽지기1 2024. 2. 25. 07:04

'돌아오사 제자들이 자는 것을 보시고 베드로에게 말씀하시되 시몬아 자느냐 네가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막14:37)

 

백척간두의 심정으로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이 세 명의 제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오셨습니다. 제자들은 자고 있었습니다. “네가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잠이 쏟아질 때는 한 시간 아니라 단 일분일초도 참기 힘들겠지요. 제자들도 하루 종일 강행군을 했으니 피곤했겠지요.

 

제자들이 아무리 피곤했다 하더라도 예수님이 처한 상황을 어느 정도 헤아렸다면 잠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들이 상황 파악을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수님이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건 결정적인 이유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이미 앞에서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에 대해서 몇 번이나 예고를 했지만 제자들은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은 그런 것에 대해서 들을 영적인 준비가 없었습니다.

 

진리는 들을 귀를 요구합니다. 아무에게나 들리는 게 아닙니다. 예수님의 비유를 듣고 사람들이 어렵다고 하소연한 이유가 바로 이런 데 있습니다. 너희는 들은 걸 말하지만 나는 본 것을 말한다는 주님의 말씀을 생각해보십시오. 들은 것과 본 것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은 이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시(詩)도 마찬가지에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시는 단어의 뜻을 넘어선 어떤 세계를 가리키기 때문에 그런 세계에 눈이 열리지 않으면 시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마가복음은 앞에서도 반복해서 제자들이 예수님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자들이 유달리 어리석기 때문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놓여 있습니다. 메시아 성의 비밀이 그것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정체를 모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것은 아직 비밀입니다. 지금 겟세마네 동산에서도 역시 비밀입니다. 제자들에게 너무 큰 책임을 묻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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