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고귀한 낭비(9)(막14:8)

새벽지기1 2024. 2. 14. 05:43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막14:8)

 

위 구절에서 예수님은 이 여인의 행동이 예수님의 장례를 미리 준비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대목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이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시고 장례 운운하신 것인지, 아니면 이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복음서 기자의 관점인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오늘 저는 이런 역사 비평적인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어느 쪽이든지 이 여인의 행위가 예수님의 죽음을 준비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니까요.

 

예수님의 죽음과 장례는 초기 기독교 신앙에서 아주 특별했습니다. 메시아의 죽음은 유대인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었습니다. 반면에 예수님의 죽음은 분명했습니다. 이 두 가지 사실은 모순처럼 보입니다. 초기 기독교 안에도 예수님의 죽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신이 어떻게 죽을 수 있느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교부들은 이 모순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은 메시아지만 분명히 죽었으며, 무덤에 묻혔다고 말입니다. 죽음이 없었다면 부활도 없습니다. 그의 죽음은 바로 인류 구원의 길이었습니다. 

 

이 여인은 바로 그 예수님의 죽음과 장례를 준비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서 아무도 그런 일을 한 제자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처형으로 죽으신 후 무덤에 장사된 다음에 몇몇 여인들이 유대인의 장사 습관대로 예수님의 몸에 기름을 바르려고 무덤에 갔었지만 빈무덤만 발견했습니다. 따라서 우리 본문에 나오는 이 여인의 행위는 아주 독보적인 것이었다는 말이 됩니다.

이 여인은 ‘힘을 다하여’ 장례를 준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 평생을 다 바쳐 이런 일을 할 수만 있다면 더 귀한 인생이 없겠지요. 우리의 삶 전체가 거룩한 일을 위한 고귀한 낭비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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