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여정/7. 이웃들과 나누는 글

시간이 멈춘 듯 합니다.

새벽지기1 2023. 12. 16. 22:31

한파가 몰려온다네요.
수은주의 추락보다
마음이 먼저 움츠려드는 것은
따스한 온기를 잃고 방황하는
나의 영혼의 궁핍 때문인가 봅니다.
추위에 옷깃을 여미면 되지만
따뜻한 온기를 잃은 마음은
어찌해야 되나요?

시간이 멈춘 듯 합니다.
코로나에 이어 독감의 늪에
빠진 나날입니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고열과 심한 기침,
눈은 충혈되어 침침하고
목에는 돌기가 생겨
침을 넘기기도 불편하고
가슴은 무언가게 눌린 듯하고
입맛은 어디선가 헤매고 있네요.

오늘은 급기야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네요.
벌써 지난 주에 두 차례나
진료를 받았던 터이지만
주말을 견딜 자신이 없었네요.
뒤척이다 잠을 깨보니
입안이 부어있어 
칫솔질이 불편할 정도.
입 안에 큰 돌기가 느껴져
조금은 당황하기도 했네요.
아침을 급히 때우고 병원을 찾았더니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약한 부위에 바이러스가 기생하여
생긴 부종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치주염으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 다행이랍니다.
항생제 주사에 약처방을 받아
약국에 들려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이 함박눈으로
정취를 더하고 있었는데
이를 누릴 마음의 여우가
없었음은 당연했나 봅니다.
세찬 강바람이 차창에 부딪히는
소리가 귓전을 때리니
생각이 멈추곤 합니다.
익숙한 길이지만 이렇게 멀게
느껴짐 또한 당연했나 봅니다.

약 효과 있었나 봅니다.
약에 취했는지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눈을 뜬 순간,
방형의 생각이 떠오랐는데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이렇게 넋두리를 늘어놓습니다.

 

넋두리를 하다가
갑자기 다른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매일 아침 일찍 쓰는 말씀 묵상글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아마도 밤새 뒤척이다가
입안의 돌기에 할 일을
잊고 있었나  봅니다.
몸이 중심을 잃으니
마음까지 덩달아 헤맸나 봅니다.

사랑하는 방형!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미루어 짐작은 하고 있지만
모든 형편을 알고 있지 못함이
안타깝고 아쉬움 가득하지만
마음에 그치니 더욱 그러합니다.
누가 방형의 형편과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있으며 이해할 수 있나요?
하나님만이 아시며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내가 믿고 의지하는 
하나님께서 때때로 침묵하시기에
나의 마음이 갈 바를 
잃을 때도 참으로 많았습니다.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침묵하신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 닫혀있고
하나님의 천둥과 같은 말씀에
나의 귀가 막혀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잆었습니다.
분명 하나님께서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고 사랑하십니다.
이 시간도 나의 연약한 믿음과
지혜 없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방형!
여기까지 방형이 내 곁에 계심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입니다.
분명 방형은 나의 도반입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이기에
하나님께서 방형의 마음을
주장하시고 인도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내가 믿고 의지하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의 모든 여정이
이 땅에서의 삶 뿐만 아니라
이후의 모든 삶도 
주장하시리라 믿습니다.
하여 그저 지금 여기서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누리고 나누기를 원할 뿐입니다.

방형!
주님의 평강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속히 회복되는대로 
방형의 얼굴을 볼 수 있길
기도하고 기대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