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새로운 문명의 도전 앞에서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3. 8. 28. 07:13

    저는 지난 주일 저녁에 출발하여 Dayton, Ohio에 도착하여 금요일까지 United Theological Seminary에서 지냈습니다. 이곳에서 목회학 박사(D. Min.) 과정을 공부하는 한인 목회자들을 돕기 위함 입니다. 저의 역할은 학생들이 연구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일입니다. 그 밖의 시간에는 학생들과 함께 강의도 듣고 토론도 하고 함께 예배도 드립니다. 제가 학생들을 돕는 것(Output)은 일부이고, 제가 학생들과 함께 배우는 것(Input)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저의 Continuing Education으로 알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의 주제는 “21st Century Ministry Beyond the Norms: Emerging Models for Prayer”(21세기 새로운 목회: 새로 등장하는 기도의 모델)입니다. 이 주제에 따라 셋째 날 오전에는 “최근에 개발된 기술 문명을 개인 영성과 목회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 후에는 소그룹으로 나뉘어 AI나 Metaverse 같은 새로운 기술 문명의 발전에 교회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두고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논의는 팬데믹 이후에 온라인 예배에 만족하면서 교회로 모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목회할 수 있는지에 모아졌습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온라인 예배를 선호하기 때문에 교회로 모이는 일에는 소극적입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혼자서 수도 정진하자는 것이 아니라 믿는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 함께 성장하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각자 흩어져 영상으로 예배하는 것에 만족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2천 년 동안 전해져 내려 온 기독교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대로 조합한 ‘내가복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그들을 어떻게 교회로 모이게 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개진 되었습니다.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저에게는 그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과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가 먼저 교회 다워지는 것입니다. 교회가 교회 다워진다는 말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 안에서 운명을 같이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진실하고 깊은 성도의 교제(코이노니아)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온라인으로 예배 드리던 사람이 모처럼 교회로 모였다가 그 안에서 일어나는 따뜻하고 진지한 사랑의 교제를 목격하고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잊고 사는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제 마음에 거룩한 믿음의 공동체를 일으키고 싶은 열망이 들어찼습니다. 그것은 제가 어떤 계획으로 혹은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우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자기 중심성의 감옥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사람에게 진실한 관심과 배려를 갖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기꺼이 내어 주려는 마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저의 책임은 그러한 영적 분위기가 일어나도록 섬기는 것입니다. 그것이 교회의 본질입니다. 제가 우리 교회의 이름을 ‘사귐’(코이노니아)이라고 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한 사귐이 있을 때 그 모임은 비로소 교회가 됩니다.

    이렇게 보니, 새로운 기술 문명 앞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은 새로운 기술을 배워 사용하는 것 이전에 교회됨의 기본에 충실하는 것임을 알겠습니다. 이것이 이번 한 주간 동안 제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요 다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