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남아공 선교에 대해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3. 8. 14. 05:37

     작년 10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사역하시는 장용석 선교사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중남 아프리카 선교사 협의회의 회장으로부터 부탁을 받은 사안을 전할 터인데, 들어 줄 수 있는 일이면 들어 주고 그렇지 않으면 사양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십여 년 전부터 아프리카 중남부 지역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을 위한 선교사 대회가 열려 왔는데, 그 대회의 주강사로 섬겨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12월 5일(화)부터 8일(금)까지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알고 보니, 올해 중남부 아프리카 선교사 협의회의 임원들이 제가 신학교에서 가르쳤던 제자들이었습니다.

    주강사로 오는 데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고 했습니다. 선교사 대회를 위한 비용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대회에 소요되는 총 예산이 10만 달러 정도라고 했습니다. 선교사님들의 경제적 사정 때문에 그동안 주강사로 오는 목회자의 교회가 그 비용을 지원해 왔다고 했습니다. 장용석 선교사님은 우리 교회의 사정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저도 일단 전화 상으로 그 정도의 재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을 하고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저도 마음에서 접으려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장 목회자인 제가 선교사님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교사 대회에 주강사로 서기에 저 자신이 합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년 예산 70만 달러 정도의 교회에서 한 사역에 10만 달러를 사용한다는 것이 가능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속으로 ‘이건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며칠 동안 이 부탁이 제 마음에서 떼어지지 않았습니다. 저의 제자들이 모처럼 임원으로서 책임을 맡고 저에게 타진을 한 것인데, 노력도 해 보지 않고 거절할 수는 없다 싶었습니다.

    이 문제를 두고 기도하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절반 정도의 기금을 외부에서 마련하면 우리 교회에서 절반을 지원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저에게는 수년 전부터 목회자들을 위한 모임을 위해 기금을 제공해 오신 분이 계십니다. 그분에게 사정을 말씀 드리니, 5만 달러를 후원하겠다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저는 임원회에 이런 사정을 보고 드리고 나머지 5만 달러를 교회 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임원회에서는 2023년 중남 아프리카 선교사 대회를 우리 교회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하고, 이월금에서 3만 달러를 선교사 대회를 위해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2만 달러는 교회 설립 감사 헌금으로 충당하기로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여덟 분의 교우께서 남아공 선교에 자원해 주셨습니다. 8월 말까지 정하면 되는 일이니, 지금이라도 원하는 분들이 계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교사 대회 기간 중에 ‘아프리카 미래 재단’에서 20여 명의 의료진이 그곳을 방문합니다. 우리 교회 선교팀은 의료 선교와 선교사 대회를 지원하는 일로 섬길 것입니다.

    교우들께서는 이 선교를 마음에 품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9월 10일에 드려질 설립감사예배 때에 마음과 정성을 담아 헌금해 주시기 바랍니다. 목표액은 3만 달러입니다. 우리 모두의 기도와 헌신이 합해진다면 이번에도 주님께서는 저희를 통해 놀라운 뜻을 이루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