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행복한 동행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3. 9. 3. 05:12

     지난 목요일, ‘회중간 협력위원회’(Inter Congregational Committee)가 모였습니다. 년 2회, Centreville UMC와 우리 교회 대표들이 모여서 시설 사용에 관한 협의를 하는 모임입니다. CUMC에 Matthew Smith 목사님이 새로 부임하셨기 때문에 시설 사용에 대한 두 교회의 협의 내용을 세세하게 다시 점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어느 CUMC 교인께서 새로 부임하신 Smith 목사님에게 2018년에 우리 교회가 CUMC의 건축헌금에 참여한 일을 설명하셨습니다. 당시에 우리 교회는 결산 후에 13만 6천 여 달러의 이월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교인 수는 갑자기 늘어났는데 사역비 지출은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임원회에서는 이월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의논했습니다.

    그 때 CUMC에서는 시설 보수를 위해 건축 헌금을 모금하고 있었습니다. 폭우가 내리면 이곳 저곳에 물받이 통을 두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우리 교회는 독자적인 건물을 가지지 않고 CUMC에서 함께 살기로 이미 정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이월금의 일부를 건축 헌금에 드리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임원들은 그 제안을 모두 좋게 받아 들였는데, 그 액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가는 중에 어느 교우께서 묵직한 의견으로 좌중을 침묵시켰습니다. 그분의 의견은 대략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리 교회가 이 예배당에서 이사 가지 않고 있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이 예배당은 우리의 성전인 셈입니다. 우리가 예배 드리는 곳인데 아낄 것이 무엇입니까? 한 푼도 남김 없이 전액 다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의견이 나오자 여기 저기서 “찬성합니다”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워낙 복음의 정신에 충실한 의견이다 보니 다른 의견을 낼 명분이 서질 않았습니다. 그 다음 주일, 저와 평신도 대표가 CUMC 예배에 참여하여 이월금 전액을 전달했습니다. 당시에 우리는 시설 사용을 위해 매달 4,500달러씩 부담하고 있었으니, 2년 반의 부담금에 해당하는 액수였습니다. 이것이 CUMC 교인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되었고, 그 이후로 두 교회의 관계는 Partner in Mission의 관계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Smith 목사님은 두 교회가 좋은 관계 안에서 협력해 왔다는 사실을 감사히 여기고 그 정신을 이어갈 뿐 아니라 발전시키고 싶다는 뜻을 전하셨습니다. 그동안 CUMC가 약간 침체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새 목사님은 나이도 젊고 활동적인 분입니다. 교회 개척의 경험도 있고, 전에 있던 교회에서는 상당한 부흥을 경험하셨습니다. 그래서 CUMC를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교회의 협력이 전보다 더 중요 해졌습니다. 서로의 필요를 먼저 살피고 서로를 배려하지 않으면 동행의 기쁨이 소멸되고 불편과 불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의 노력을 통해 서로를 축복으로 여기는 지금의 관계가 지속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