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현실과 현실 너머 (막 4:24)

새벽지기1 2022. 10. 13. 07:28

'또 이르시되 너희가 무엇을 듣는가 스스로 삼가라.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며 더 받으리니.' (막 4:24)

24절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가 간단하지 않습니다. 공동번역으로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내 말을 마음에 새겨들어라. 너희가 남에게 달아주면 달아주는 만큼 받을 뿐만 아니라 덤까지 얹어 받을 것이다.” 공동번역이 주는 뉘앙스는 개역개정판과 상당히 다릅니다. 공동번역은 긍정적인 뉘앙스지만 개역개정판은 약간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깁니다.


어쨌든지 마가복음 기자가 이 가르침을 백배의 열매라는 비유 뒤에 배치한 걸로만 본다면 열매를 많이 맺어야 한다는 가르침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왜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라고 했을까요? 이 말씀을 ‘등불과 말’에 관한 바로 위구절과 연결시켜서 생각해본다면 약간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말은 곡식의 양을 재는 기구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이웃과 곡식 거래를 할 때 말을 기준으로 하게 되는데, 그때 넉넉하게 헤아려주면 하나님도 우리를 넉넉하게 헤아려준다는 뜻인지 모르겠군요. 하나님이 우리를 판단하실 때 우리가 사용한 기준으로 하신다는 사실이 확실하다면 당연히 우리는 넉넉하게 계산해주면서 살아가겠지요. 마가는 이 사실을 한 번 더 강조했군요. “더 받으리니.”


이런 점에서 오늘 우리의 삶과 삶의 태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가 이웃과 어떤 기준으로 관계를 맺는가에 따라서 우리가 심판받는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이런 심판에 대한 가르침은 복음서에 흔합니다. 냉수를 대접하는 손길, 나그네를 보살피는 손길, 어린아이들을 인격적으로 대한 태도 등등, 모든 것들이 앞으로 우리가 심판받게 될 기준입니다. 이런 복음서의 말씀들은 여러분을 두렵게 하려는 게 아니라 현실과 현실 너머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걸 아는 사람들은 거룩한 두려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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