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하나님 나라와 파종(막 4:26)

새벽지기1 2022. 10. 14. 07:11

'또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막 4:26)

막 4:1-34절에는 씨와 결실이라는 주제로 일련의 비유가 등장합니다. 21-25절에 약간 다른 가르침이 중간에 끼어들었고, 이제 다시 비유가 계속됩니다. 26-29절은 파종, 씨의 자람, 땅의 생산력, 종말의 때 등등, 매우 중요한 신학 개념들을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 당분간 우리는 이 대목에 머물러 있어야 할 것 같군요. 오늘은 하나님 나라와 파종의 관계에 관한 묵상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파종(씨를 땅에 뿌리는 것)과 비슷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가 어떤 이들이 주장하는 천당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천당은 장소적인 개념이지만 파종은 어떤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변화, 운동, 통치라는 뜻입니다.


장소 개념과 통치 개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쉽게 말하면 장소는 소유개념이고 통치는 존재개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장소의 차원에서 생각하면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서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곳에 들어가기 위한 어떤 조건과 자격 같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존재의 차원에서는 그런 경쟁도, 업적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존재는 그런 것을 근본적으로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파종은 일종의 통치이며, 존재입니다.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씨 뿌리는 사람의 도덕성도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몇 마지기의 땅을 갖고 있는가 하는 점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직 파종이라는 사건만이 모든 걸 지배합니다. 그것만이 여기서 존재의 차원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의 판단과 전혀 상관없이 하나님에게만 속한 그분의 배타적 통치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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