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기독교개혁신보컬럼

별식을 즐기다 보면… / 김수흥 목사(합신초빙교수)

새벽지기1 2021. 2. 13. 07:27

2006년 2월 16일

 

사람들은 대체로 별식(別食)을 좋아한다. 그래서 자기 집에서도 좀 특별한 별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혹은 밖에 나가서 맛있는 음식을 사 먹기도 한다. 혹은 남의 집에 초대를 받는 경우 별식을 기대하기도 한다. 이렇게 별식을 즐기다 보면 별식이 아닌 보통의 음식에 대해서는 별로 맛을 느끼지 못하고 자꾸만 별식만 찾게 되고 세월이 지나면 체중이 늘어 건강에 적신호가 오게 마련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또 다른 종류의 별식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남에 대한 구린 말이나 부정적인 말, 혹은 남에 대한 험담을 듣기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대체적으로 남의 말을 듣는 동안에는 상당한 쾌감을 느끼고 또 남에 대한 말을 하루라도 듣지 않으면 심심하게 느껴서 그런 말들을 찾아 나선다. 남에 대한 부정적인 말 혹은 남에 대한 험담 같은 것은 뱃속 깊은 데로 내려가기 때문에 남에 대한 말은 별식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성경은 남의 말을 별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잠언 18장 8절에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의 말은 별식과 같아서 뱃속 깊은 데로 내려간다”고 말씀하고 있다(잠언 26:22).


문제는 별식을 즐기다 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남에 대한 부정적인 말이나 혹은 험담을 듣다보면 첫째 내 영혼이 더러워지고 어두워져서 내 심령이 힘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 그 별식이 내 심령 깊은 곳에 박히면 그 언젠가 내 입을 통하여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 자신도 남의 말을 하게 되어 결국은 죄를 짓게 마련이다. 그리고 셋째는 내 입으로 남의 이야기를 심하게 하다가 보면 결국에 가서는 내 자신이 남들의 별식 감이 된다는 것이다(마 7:1-2). 내 자신의 인격이나 말, 혹은 내 자신의 행동이 남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다른 이들의 흥밋거리, 말거리, 별식 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고로 우리는 남의 말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별식거리로 삼지 말아야 한다. 그것을 탐하지 말아야 하고 들으려고 노력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귀를 가지고 있으면서 세상에서 남의 이야기를 전혀 안 들을 수는 없다고 해도 최소한 즐기는 마음은 없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남의 험담에 대해서 듣는 것만큼은 괜찮다고 주장하면서 성경적인 증거를 댄다. 야고보서 1장 19절에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고 했으니 “듣기는 속히 하는 것”은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야고보가 말한 “듣기는 속히 하라”는 말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에 속히 하라는 뜻이다(약 1:19-23).

 

우리가 혹시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았다가 남의 이야기가 돌아갈 때 그것을 중지시킬 수가 없다면 그것을 듣는 중에 “나도 별수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낮추면서 동정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는 그 말을 별식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에 대한 부정적인 말이나 험담, 혹은 중상모략을 즐겨 먹으면 내 자신은 죄를 짓는 단계로 넘어간다. 그리고 드디어 내 자신이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단계로 넘어간다. 우리는 불행이 쌓이기 전 초반에 죄를 처리해야 한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와 남부 일대에는 워터 히아신스(water hyacinth)란 보라색 꽃이 많이 있다. 그 유래는 1884년 뉴올리언스 엑스포 박람회 때 주최자들이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박람회를 꾸미기로 하고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워터 히아신스 꽃을 수입해서 강가에 심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박람회에 왔던 여자들이 이 꽃을 보고 너무 예뻐서 한 가지씩 꺾어 핸드백에 넣어 가지고 가서 집에 심었다. 이 꽃은 얼마나 번식력이 강하던지 가지를 잘라 꽂기만 하면 살아났다. 뿐만 아니라 그 씨가 모든 물줄기를 따라서 강과 시내와 농토의 관개 수로를 타고 내려가며 루이지애나를 덮기 시작했다. 식물학자의 조사에 의하면 워터 히아신스 한 그루는 두 달이 지나면 1천 배로 번식한다는 것이다.


인간 심령의 부패와 타락도 워터 히아신스와 같다. 모르는 사이에 인격 전체를 부패시킨다. 처음에는 술 한 잔, 전화 한 통, 해롭지 않은 것 같은 거짓말 한 마디, 욕심이랄 것까지도 없는 작은 탐심, 약간의 질투라고 하는 것들이 일단 마음에 뿌리를 내리면 순식간에 번져서 큰 죄악으로 발전해 나간다. 우리는 거룩한 일을 한다는 곳에도 별식이라는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심지어 교회를 성장시키고 혹은 교회들을 개혁한다는 사람들 틈에도 별식이 있다. 자기들의 생각과 약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부로 하고 또 그 사람들을 대적(對敵)으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은 그들이 우리의 대적이 아니고 우리의 동지요 친구이다.


우리는 다른 이들의 의견을 수렴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이들의 말을 별식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공연히 별식을 먹고 고생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항상 우리의 마음을 청결하게 해야 한다(마 5:8). 그래서 항상 영안으로 하나님을 보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