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찬미예수
이미 땅에 떨어져 뒹굴고 있는 낙엽과
아직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낙엽을 보면서
낙엽을 주제로 절절한 시를 썼던 시인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보았다.
피천득, 이효석, 정호승, 구르몽, 이해인 정연복 등등 이 외에도 주옥 같은 시의 찬가가 진설된다.
낙엽의 시 (정연복)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해도
한 장의 낙엽만큼
좋은 시를 쓸 수 있을까.
입이 없어 말을 못하고
손이 없어 시는 못 써도
살아서나 죽어서나
그냥 제 모습 그대로
무언의 화두(話頭)
되어버리고 마는 것을.
인간의 모든 빛나는 언어와
기교를 동원한들
낙엽의 시 같이 깊고
진실한 시가 생겨날 수 있을까.
낙엽 (정연복)
실바람에도 흔들리는
가벼운 몸으로
세상 한 구석에
시원한 그늘 드리우고
삶에 지친 이들에게
희망의 몸짓을 해대던
저 작은 것이
이제 지상을 떠나가네.
눈부시게 푸르던 한 생
고이 마감하고
손을 흔들며 온몸으로 춤추며
작별 인사를 하네.
낙엽 서시 (정연복)
한줄기
바람이 불어
낙엽 한 장
가벼이 날리더니
고요히
땅에 떨어진다.
한철 살면서도
자연의 순리를 따라
고분고분
순한 모습이더니
생의 끝마침도
참 조용하고 깨끗하다.
지상에 잠시
발붙여 사는 동안
나도 저렇게
순하게 살아가다가
군말 없이
총총 사라지리라.
낙엽 (정호승)
내 가는 길을 묻지 마세요.
언제 돌아오느냐고 묻지 마세요.
가을이 가고 또 가을이 가면
언젠가는 그대 실뿌리 곁에
살며시, 살며시 누워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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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눈이 펄펄 내렸다.
정말 첫눈 다웠다.
그러나 이젠 어린 시절 옛 추억의 낭만보다는
자동차 문명의 편리함이 낭만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눈사람도 소외를 당하고 더 많이 사라졌다.
눈사람 (차옥혜)
마음도 없는 것이
손도 발도 없는 것이
녹으면 단지 한 옴큼 구정물인 것이
길을 환하게 한다.
차가운 것이
나를 따뜻하게 한다.
얼마 안 가 개구쟁이들의 발길에 부서지거나
햇볕에 사라질 것이
다정한 친구가 된다.
나는 무엇을 보며 위로 받고 사는가.
나는 누구의 눈사람인가
눈부신 하얀 허물을 벗으면
시커먼 산성물인 것 알면서도
눈사람 없이는
겨울 길을 걸어갈 수 없구나.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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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네 개의 시와 눈사람은 제각각의 감흥을 주는 감상적인 시라면
지금 이 물에 대한 시는 나의 삶의 태도요 마음이고 싶다.
물의 위대함을 배우고 물의 유연함을 체득하며 살고 싶다.
물에는 뼈가 없습니다 (유승우)
물에는 뼈가 없습니다.
굵은 뼈, 잔 뼈, 가시도 없으며, 척추도 관절도 없습니다.
심장을 보호할 갈비뼈도 없어서 맑은 마음이 다 드러나 보입니다.
뼈가 없어서 누구하고도 버티어 맞서지 않습니다.
뼈대를 세우며 힘자랑을 하지 않습니다.
누가 마셔도 목에 걸리지 않고 그의 뱃속에 들어가 흐릅니다.
누구를 만나도 껴안고 하나가 됩니다.
뼈대 자랑을 하며 제 출신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높은 곳 출신일수록 맑고, 더욱 빨리 몸을 낮춥니다.
뼈도 없는 것이 마침내 온 땅을 차지하고 푸르게 출렁입니다.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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