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민수칼럼2473 “참 행복하다.”
지난 주 낮선 목소리의 전화를 받았다.
그냥 끊으려고 했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누구냐고 물었다.
“부장님! 저 영아예요!”
“부장님”이라는 생소한 용어에 생소한 목소리가 상대방이 누군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누구라고?” 다시 반문하는 순간 군복무 시절 교회 제자임이 생각났다.
지금부터 거의 30년 전에 특전사 예하 여단에서 정훈참모로 근무할 때
군부대 중고등부 부장으로 섬겼었다.
그 자매는 당시 여고생이었다.
당시 내 계급은 대위였고 갓 30이 넘은 나이였다.
아직 대학 때 가졌던 민족복음화의 비전이 따끈 따끈하게 살아 있을 때였다.
그래서 군부대를 옮길 때 마다 꼭 중고등부를 섬기게 해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로 교회학교에 관심이 많았다.
정말 열심히 학생들을 섬겼다.
다행히 학생들도 잘 따라줬다.
바로 그 당시 한 학생이 중년의 여성이 되어 전화를 한 것이다.
“부장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애들도 부장님 많이 보고 싶어해요!”
“와~! 절말 반갑네. 그런데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았지?”
“부장님! 생각이 나서 무심코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나오던데요”
알고 보니 친구들끼리 내 안부가 궁금하여 이야기 하다가 나를 찾아냈던 것이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언제 한번 보자구했다.
그리고 약속을 잡은 날이 바로 오늘 이었다.
오늘 오후 4시 수원역에서 중년이 된 두 제자를 만났다.
함께 온 자매 또한 내게는 잊을 수 없는 제자다.
바로 내가 생애 <첫 주례>를 했던 자매다.
20년 전 어느 날!
이 자매가 한 형제와 함께 우리 집을 찾아와 내게 주례를 부탁했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더구나 목사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이 40세에 주례를 생각해 본적이 없어 정중히 거절했었다.
하지만 <꼭> 내 주례를 받고 싶다고 강력히 요청해서 어쩔 수 없이 수락을 했다.
그리고 결혼식 날까지 얼마나 마음의 부담을 가졌는지 모른다.
주례도 어떻게 마쳤는지 모른다.
아마 신랑 신부보다 주례가 더 긴장 했던 것 같다.
그리고 20년 만에 오늘 그 제자와 함께 재회를 한 것이다.
“부장님! 정말 죄송해요.
남편이 저보고 주례해주신 목사님께 너무 무심한 거 아니냐면서 뭐라고 했는데
애들 키우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남편이 오늘 목사님 뵈면 꼭 등심 대접해드리라고 했어요.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하지만 나는 두 제자를 삼겹살집으로 안내했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옛 추억을 나눴다.
제자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귀가하면서 생각했다.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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