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리민수목사

“왜 허비하는가!”

새벽지기1 2016. 7. 23. 08:56


리민수칼럼2474 “왜 허비하는가!”


오늘 새벽은 3시 반쯤 일어났다.
해외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는 수습선교사들이 귀국하는 인천공항에 나가기 위해서다.
선교사들이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4시 반!
수속을 마치고 5시 쯤 선교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선교사들은 내가 공항에 나오리라고 생각하지 않은 듯 놀랐다.
4명의 선교사들은 각각 대구 광주 대전 군산으로 내려간다.
대부분 3-4시간씩 차를 타고 가야하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섬겼다.
수습선교사들을 만나고 식사하고 헤어진 시간이 합해서 30분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주위에서는 나보고 공항에 나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
더구나 새벽 도착이기 때문에 전에도 나간 적이 없다고 했다.
나도 그럴까 여러 번 생각했지만 관례보다
<훈련원장>의 직분이 더 중요하다 여기고 나갔던 것이다.


수습 선교사들과 작별을 하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향했다.
내가 너무 명분에 이끌려 시간과 물질을 <낭비>한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차량 연료25000원, 통행료 12000원, 주차료4500원! 식대32000원!
리무진이 운행되지 않는 시간이라 비용이 훨씬 더 들었다.
게다가 잠못잔 시간 3시간!
운전하면서 졸음과 싸우느라 무척 힘들었다.
그러고도 만난 시간은 30분!
어떻게 보면 참 <비효율적>인 일을 한 것이다.


지난 목요일 채플을 마칠 무렵 졸업한 제자 3명이
후배들을 찾아 격려하기 위해 피자와 음료를 양손에 들고 센타에 왔다.
이경선 선우은 홍수경자매다.
직장에서 하루 종일 씨름하느라 빨리 귀가해서 푹 쉬고 싶은 시간!
저 용산에서, 안산에서, 수원에서 후배들을 격려해주기 위해 온 것이다.
선배들이 후배들을 만나 이야기 할 시간은 30분 정도!
그 30분을 만나기 위해 수 시간과 돈을 투자한 것이다.
역시 아주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그렇게 찾아 준 저들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그리고 감동한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마칠 무렵의 일이다.
“예수께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실 때에
한 여자가 매우 귀한 향유 한 옥합을 가지고 나아와서
식사하시는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제자들이 보고 <분개>하여 이르되 <무슨 의도>로 이것을 <허비>하느냐?
이것을 비싼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거늘(마26:7-9)”
제자들이 볼 때 이 여인의 행동은 재물을 <허비>했다고 여겼다.
하지만 주님은 이렇게 말씀 하셨다.
“이 여자가 내 몸에 이 향유를 부은 것은 내 장례를 위하여 함이니라(마26:12)”


우리말 사전에 ‘허비(虛費)’란 말과 ‘낭비(浪費)’라는 말이 있다.
<재물이나 시간 따위를 아껴 쓰지 않고 헛되이 헤프게 씀>
또는 <헛되이 써 버림>이라고 되어 있다.
지금은 <효율>을 추구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꼭 <효율적>으로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복음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효율적>이지 않았다.
<사랑>은 <효율>이 아니라 <헌신>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비효율적으로, 미련하게, 손해 보면서 살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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