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여정/7. 이웃들과 나누는 글

담론의 지평(이봉의친구2015.6.25)

새벽지기1 2015. 6. 25. 17:31

 

(임마누엘밴드-이봉의장로 글에 대한 답글)


‘뜨거운 감자’라는 말에 그런가 하여 생각해 보니 그렇긴 그런가봅니다.

언젠가 그와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어느 모임에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역시 뜨겁긴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런 주제조차도 담론으로 편안하게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사회적 관계나 분위기가 아쉽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형제가 주제로 내놓으니 담론이 다양해짐은 좋은데 선뜻 글을 올리지 못함은 여전히 뜨겁다고 느껴지나 봅니다.

 

사실 한때 나 개인적으로 몹시 갈등을 겪고 지낼 때가 있었답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직장이 증권회사였고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었기에 정치적 상황에 매우 민감할 때였지요.

서울에 올라와 정동채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였고요.

매주 김준곤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있을 때였지요.

나 개인적 성향은 지극히 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었고

주위 믿음의 교제를 나누고 있는 선배들 또한 비교적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띠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었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명동성당에서 매일 벌어지는 시국선언과

최류탄 가스로 범벅이 된 거리를 지나다니며 느꼈던 나로서는 많은 상념이 교차되었던 시기였답니다.

사회 초년병에 시골뜨기로서 어떠한 판단 기준이 없었던게지요.

직업상 증권시장에 좋은 영향이 아닌 것은 올바르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는 아주 좁은 시야를 가진 나였지요.

 

그런 무렵 우연한 기회에 고려대 이문영교수를 알게 되었답니다.

내가 지금까지 사회생활 중 가깝게 지내며 사회적 멘토로 여기는 분의 대학 은사였지요.

처음에는 그 분이 어떠한 분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아주 드물게 얼굴을 뵙기도 하고

회사 차원에서 그 분을 초청하여 강의를 듣기도 했지요.

 

나중에서야 안 시실은 그 분이 고 김대중대통령의 주요 연설문의 기초를 작성하고 있었고

민주화 시국 무렵 재야에서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그러나 그 때에도 그 분이 말씀하시는 중 정치적 성향의 내용은 그렇게 편안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역부족이었지요.

그 분의 철학적 식견이나 사회적 경륜은 나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내용이었고 때론 이해조차 할 수 없었지요.

 

그러나 그 분의 삶을 바라보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구별된 삶을 살아가고 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가지고 있는 재산을 간접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는데

소천할 무렵 많은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떠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사실 깊이는 잘 모르지만...

 

이렇게 장황힌 글로 시작하는 것은 형제가 얘기한 뜨거운 감자 때문입니다.

사실 난 한 때 광주민주화운동조차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정도였지요.

단순히 그 사건 전후에 일어난 사회적 혼란과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었지요.

 

김준곤목사님께서 가지고 계신 정치적 소견이 마냥 성경적인 줄 알고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고요.

분명한 것은 내가 처한 상황이나 기존 가치관이 현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아마도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기도 하고요.

다만 이제 와서야 조금은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라보았다면 좋았었겠다는 생각이 들뿐이지요.

 

하여 형제가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 그 판단할 식견이나 가치관이 나에겐 그렇게 분명하지는 않답니다.

다만 한 국가에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할진대

그 기준이 신앙적 관점이 벗어난 다원주의적 관점이 아닌 한 다양한 여론으로 통섭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갖고 있지요.

 

우리가 믿는 신앙적 기준이 아닌 한 국가관의 주요 잇슈는 국가 이익이 우선되어야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극좌든 극우든 국가발전에 유익하지 않다는 개인적이 생각이 들지요.

한 때 이문영교수와 대화를 나눌 때 가졌던 느낌도 아마 그러했기에 조금은 마음이 분편했던게 아닌가 싶네요.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로 국론이 분열되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원화함에 따른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나라가 많지 않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지요.

심지어 신앙생활조차도 그러한 성향을 보이고 있음은 나만의 좁은 소견인지 모르겠습니다.

실은 나의 믿음의 벗 중 그 성향이 강하여 어딘지 모르게 신앙적 담론을 나누는데 한계를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바라기는 나의 마음이 더 넓어지고 부드러워지길 바랄뿐이지요.

성령님께서 나에게 그러한 분별력과 관점을 허락하기길 소망합니다.

 

실은 형제가 참고로 올린 글이 시스템클럽에서 인용했다는 사실이 좀 마음을 무겁게 하였지요.

시스템크럽을 이끌고 있는 대표가 지만원이라는 분인데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극우주의자로 알고 있었거든요.

나 또한 선입견에 지배를 받고 있을겝니다.

 

그 분이 김구 선생을 한국의 빈 라덴으로 평했거든요.

나의 역사 인식에 의문을 던지게 했답니다.

그러나 그 분이 제기한 문제에 대한 판단력은 나에겐 제한적이지요.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을 논하기에는...

다만 그 분이 주장하는 마지막 말에는 가슴에 비수를 꼽네요.

'김대중 슨상님을 버리지 못하겠다는 전라도 사람들에게 침을 뱉으라'는...

 

형제 덕분에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어 좋네요.

나를 돌아보게 되고요,

나의 가치관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요.

더불어 살아가는 다양한 이웃들과 다양성과 통일성을 추구해야할 신앙인으로서의 나를 돌아보게 되어서요.

이렇게 다양한 담론을 나눌 수 있음도 감사하네요.

주님께서 베푸신 은혜의 방편이라 생각됩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긴 글을 써 봅니다.

 

요금 블로그를 열고 지나간 나의 발자취를 모으고

말씀 묵상등 다양한 글들을 스크랩해 보니 나의 지식이 얼마나 좁은지 새삼 느낍니다.

발목 깊이의 물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는 나를 보게 되네요.

남은 날 동안 주님의 은혜의 바다 위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길 꿈꾸어 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