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하늘과땅사람 62

하늘땅사람이야기8 : 전체의 뜻으로 수정된 마음

전체의 뜻으로 수정된 마음 ● 반환점을 돌고 나서 “이렇게 민박집에 머물고, 버너와 코펠로 밥을 해먹어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그 동안 너무 여백 없이 살았지?” “그래, 벽에 가득한 낙서를 보니까 우리 신학교 때 입석으로 퇴수회를 갔을 때가 생각나네. 생각나? 누군가가 베니어판 벽면에 매직으로 써놓았던 낙서. ‘신은 죽었다’―니체. 누군가가 그 밑에 이렇게 써놓았지? ‘니체는 죽었다’―신. 그땐 그래도 그게 꽤 신선하게 읽혀졌었는데.” “저기 저 낙서 좀 봐. ‘A man without a pot belly is a man without an appetite for life ―Salman Rushdi, 『The Moor's Last Sigh』. 누가 써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의 체형은 짐..

하늘땅사람이야기7 : 쉼, 평화의 시작

쉼, 평화의 시작 ● 활동보다는 존재가 먼저 "편안해 보이시네요."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보내니까, 잘 적응이 안 되는데요. 늘 뭔가에 쫓기듯 살아왔는데 이렇게 지내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손에서 할 일을 내려놓으니까 불안하지요?" "불안한 것은 아니지만, 왠지 낯설어요. 마루 바닥에 엎드려 책도 보고, 멍하니 천장도 올려다보고, 졸리면 낮잠도 자고…." "수양회를 준비하는 분들이 '주제로 뭘로 할까요?' 하고 묻길래, '쉼, 평화의 시작'이라고 말하니까 좀 당황스러워 하더군요. 수양회를 잘 하려면 뭔가 이벤트를 만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하는데, 담임목사라는 이가 이번 수양회는 교인들을 좀 심심하게 내버려두라고 하니까 고개를 갸웃거려요. 불안한 거지요. 하지만 사람은 심심함에 처할 ..

하늘땅사람이야기6: 우정을 이용하지 말라

우정을 이용하지 말라 ● 인맥 만들기 문화 "직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면서?" "예, 차 타고 한 30분쯤 가야 하지만 오히려 좋아요. 차를 타고 다니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있고, 주변에 맛있는 음식 먹을 곳도 있고, 직장 옥상에 소박하지만 정원도 있고 해서, 짬짬이 쉴 수도 있고요.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져요." "생명이 갖는 친화력 때문일 거야. 목적 지향적인 일직선의 시간 속에서 사는 사람들일수록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할거야.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고 있는 시간은 사실은 순환하는 시간이거든. 노아의 홍수 이후에 하나님은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 약속하셨어. 사람은 이 순환 속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하지..

하늘땅사람이야기5: 우리는 신성함을 믿어야 한다

우리는 신성함을 믿어야 한다 ● 영웅 만들기 문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국장 소식으로 미국이 떠들썩하네. '미국을 사랑한 이상주의자', '인물을 넘어서 미국과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할 때 신의 섭리에 따라 나타난 인물'…야, 아무리 장례식 수사라고는 해도 좀 심하네. '친절, 단순 명료함, 선함이 그의 전 생애를 특징지었다'고? 온 몸이 막 군시러워지네." "신문 보면서 뭘 그렇게 중얼거려요?" "미국인들의 '영웅 만들기'는 좀 지나쳐. 9.11 사건 때 숨진 소방관들을 영웅으로 칭송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이라크에서 공포에 질려 총 한 방 쏘지 못한 채 숨어 있다가 이라크 군에서 생포되었던 여군을 전쟁 영웅으로 만들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 류의 센티멘탈리즘으로 사람들의 비판의식을 잠재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