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현실은 시험이다 (창12:4-9)

새벽지기1 2024. 5. 3. 06:50

해설:

저자는 아브람이 하나님의 명령에 즉시 순종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4절). 노아가 하나님의 명령에 우직하게 순종했음을 강조한 것과 같습니다(6:22; 7:5). 그때 그의 나이는 75세였고, 조카 롯도 데리고 갑니다(5절). 아버지 데라가 아직 살아 있을 때의 일입니다. 그는 가나안 땅에 이르러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정착할 땅을 찾습니다. 

 

그는, 후에 사마리아로 불리게 된 중부 지방의 세겜에 이릅니다(6절). 그곳에 “상수리 나무가 있었다”는 말은 비옥한 땅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는 그곳에 정착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합니다. 가나안 사람들로부터 배척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주민으로서 낯선 땅에서 토착민들의 배척을 경험하는 것은 존재의 기반을 흔드는 두려운 일입니다. 아브람이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하고 불안해 할 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나타나 장차 그 땅을 그의 자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아브람은 그곳에서 단을 쌓아 예배를 드립니다(7절).

 

아브람은 그곳을 떠나 남쪽으로 내려와 산간 지방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는 그곳에서도 제단을 쌓고 예배를 드립니다(8절). 하지만 얼마 지나 그는 그곳을 떠나 네겝에 자리를 잡습니다(9절). 네겝은 광야 지역입니다. 평야 지대에서 배척받아 산악 지대에 정착했던 아브람이 다시 광야 사막 지대로 이주해야 했다는 말은 상황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뜻입니다.  

 

묵상:

하나님의 부름을 따라 안전지대를 떠난 아브람은 이주민으로서 가나안 땅을 전전 합니다. 우르 지방을 떠나 하란에 정착하면서 그는 이주민이 겪어야 할 차별과 냉대와 배척을 어느 정도 경험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는 아버지 데라의 보호 아래 있었습니다. 가나안 땅에 이른 아브람은 이주민으로서 겪어야 할 모든 차별과 냉대와 배척을 온 몸으로 받아내야 했습니다. 가나안에 먼저 정착한 사람들은 그에게 정착할 틈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평야 지방을 떠나 산악 지방에 임시 거처를 정합니다. 하지만 거기서도 오래 가지 못하고 광야 사막 지방으로 밀려 납니다.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지만, 4절부터 9절까지의 내용은 아브람의 가족이 수 년 동안 겪은 일에 대한 요약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안전지대를 떠나는 것은 한 순간의 결단이면 됩니다. 하지만 떠난 이후로 겪어야 하는 일상의 현실들은 매일 반복되고 지속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떠나는 행위보다 순종의 결과로 인해 차별과 냉대와 배척을 매일 겪어야 하는 것이 훨씬 더 벅찬 과제입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지 못하면 현실의 고난 중에 믿음을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멀어 보이고 매일 겪어야 하는 고난은 가깝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아브람의 믿음은 이주민으로서의 고단한 삶의 여정 중에도 계속 됩니다. 그는 현실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그래서 그는 가는 곳마다 제단을 쌓고 예배를 드립니다. 그에게 있어서 상수는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이었습니다. 그 어떤 변수도 그 상수를 흔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끝까지 하나님께 신실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자주 우리의 상황을 상수로 두고 하나님의 임재를 변수로 둡니다. 나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면 하나님의 임재를 인정 하다가도 어려운 일을 만나면 하나님의 임재를 의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믿음은 기복이 심합니다. 한결같지 않습니다. 그런 믿음을 보시고 예수님은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눅 18:8)고 물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