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성만찬(5)(막14:23)

새벽지기1 2024. 2. 20. 03:27

'또 잔을 가지사 감사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니 다 이를 마시매'(막14:23)

 

로마가톨릭교회와 개신교의 성찬식에서 다른 점은 화체설을 받아들이는가 아닌가 하는 것만이 아니라 일반 청중들에게 포도주를 허락하는가 아닌가 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미사에서 포도주는 성찬식을 집전한 사제에게 독점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신학적인 것과 실천적인 두 가지입니다. 즉 이미 예수님의 피로 변한 포도주를 일반 신자들이 받는 중에 한 방울이라도 바닥에 떨어뜨릴 위험성이 있다는 겁니다. 빵은 그럴 염려가 없습니다. 미사에서 사용되는 성체는 모양이 오백 원짜리 동전과 비슷하게 생겼고, 맛은 밋밋합니다. 

 

루터는 “교회의 바벨론 포로”라는 논문에서 로마가톨릭교회의 성찬식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비판했습니다. 첫째는 평신도에게 잔을 주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화체설이며, 셋째는 희생제물 개념입니다. 루터의 후예인 오늘 개신교는 모든 이들이 빵과 잔을 함께 받습니다. 희생제물 개념은 미사를 희생제사로 보는 로마가톨릭교회의 신학과 연관됩니다. 이에 반해 루터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단 한번으로 완성된 희생제사였기 때문에 더 이상 반복될 필요가 없으며, 따라서 성찬의 빵과 포도주도 희생제물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위 구절에 따르면 예수님은 분명히 잔을 제자들에게 주셨고, 제자들은 그것을 모두 받아마셨습니다. 바울이 전하는 초기 공동체도 역시 빵과 잔을 구별하지 않았습니다.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전 11:26)

 

잔을 제외하고 빵만 나누는 로마가톨릭교회의 입장을 무조건 배척하는 건 잘못입니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전통을 세웠다는 사실을 인정해야겠지요. 다만 그것이 본질적인 신앙의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지만 판단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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