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일상 정지(3)

새벽지기1 2024. 2. 2. 04:27

'지붕 위에 있는 자는 내려가지도 말고 집에 있는 무엇을 가지러 들어가지도 말며 밭에 있는 자는 겉옷을 가지러 뒤로 돌이키지 말지어다.'(akr13:15,16)

 

일상의 과잉은 자칫 우리의 영혼을 질식시킬 수도 있습니다. 현대인들의 삶이 영적으로 왜소하다는 사실이 이에 대한 증거입니다. 생명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돈으로 사들일 수 있다는 듯이 살아가니까요. 그것은 곧 생명의 계량화(計量化)입니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이 최근에 크게 늘어난 것 같습니다. 거의 선진국 수준이랍니다. 사람이 10년 정도 더 오래 사는 게 중요하긴 하겠지요. 그렇지만 생명이라는 게 그런 수치로 계산이 되는 걸까요? 식물인간으로 100년을 사는 것이 그냥 1년 사는 것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게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삶의 질이 중요합니다. 의료와 복지의 향상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행복 지수가 형편없다면 삶의 질이 놓아진 것 아니지요. 

 

성서는 생명을 하나님의 배타적 행위라고 가르칩니다. 인간이 생명을 대상으로 다룰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는 마치 인간이 바람을 불어오게 하거나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멈추게 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우리가 생명의 풍요로 들어가려면 하나님의 영인 성령에게 온전히 의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말이 어떤 분들에게는 교언영색처럼 들릴 겁니다. 말장난이라고 말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예술가들은 소리와 언어의 힘이 자기를 끌어가는 경험을 합니다. 영성가들은 생명의 영인 성령이 자기를 끌어가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바로 그런 전통에 서 있습니다.

 

성령에게 의존하는 첫걸음은 일상 과잉의 삶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마리아와 마르다 이야기에서처럼 많은 일로 분주한 사람은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여유가 없습니다.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자기 자신은 잃어버리는 것이겠지요.

'좋은 말씀 > -매일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의 위기에서(막13:17,18)  (0) 2024.02.03
일상 정지(4)  (1) 2024.02.02
일상 정지(2)  (1) 2024.02.02
일상 정지(1)  (1) 2024.02.01
도망가라(막13:14)  (0) 2024.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