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미움을 견디라(막13:13)

새벽지기1 2024. 1. 31. 06:04

'또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견디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막13:13)

 

9-12절에 묘사된 고난, 시련, 박해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실제로 당한 것들입니다. 마가복음 기자는 그것을 13절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들에게서 미움을 받는 것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이런 말씀이 오용될 때도 있습니다. 교회가 욕심을 부리면서 당하게 되는 핀잔을 이런 구절로 합리화하는 것입니다. 제가 현풍에서 목회를 할 때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교회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다짜고짜로 왜 교회에서 찬송가를 확성기로 크게 틀어서 잠을 못 자게 하느냐고 따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공장에서 삼교대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모자라는 잠을 새벽이나 오후 늦게 자는데, 교회 찬송가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친다는 거였습니다. 우리 교회는 확성기로 찬송가를 틀지 않았습니다. 초창기에는 주일 오전 11시 예배에 맞춰서 당분간 틀기는 했지만, 그것도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바로 언덕 위에 있던 교회는 시도 때도 없이 찬송가를 크게 틀었습니다. 목사인 나도 듣기 싫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불평을 “사람들에게서 미움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말씀을 왜곡하는 것이겠지요.

 

마가복음 기자는 시련을 끝까지 견디라고 격려합니다. 시련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었습니다. 로마의 황제 숭배가 그치지 않는 한 기독교인들을 향한 박해도 그치지 않았을 테니까요. 마가복음 기자가 공동체에 속한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단 한 가지였습니다.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시련은 지금의 현실입니다. 구원은 약속입니다. 어느 것이 더 강하게 다가오리라는 건 물을 필요도 없습니다. 아마 많은 기독교인들이 배교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또 많은 이들이 순교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게 초기 기독교의 역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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