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예루살렘에서 온 사람들(3)(막 7:1)

새벽지기1 2023. 1. 29. 06:10

'바리새인들과 또 서기관 중 몇이 예루살렘에서 와서 예수께 모여들었다가' (막 7:1)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더 정확하게는 그들을 파송한 예루살렘의 유대교 수뇌부가 왜 예수님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까요? 이런 문제를 꼼꼼히 살피려면 그 당시의 종교와 정치상황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짧은 묵상에서는 그렇게 긴 호흡으로 생각을 나눌 수는 없겠지요. 간략하게 진도를 나가더라도 양해를 바랍니다.


예수님이 유대교와 충돌했다는 것이 위의 질문에 대한 가장 가까운 대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유대교의 기존질서를 일부러 훼손한 건 아니지만 거기에 묶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의 종교권력 앞에서 고분고분하지 않았습니다. 안식일 논쟁이 하나의 전형입니다. 안식일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예수님은 거침없이 행했습니다. 이런 그의 태도가 예루살렘 종교 집권층에게 어떻게 보였을지는 불문가지입니다.

 

예수님과 예루살렘 종교 집권층 사이에 벌어진 이런 충돌은 근본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태도의 차이에 기인합니다. 요즘 식으로 말한다면 예수님의 하나님 인식과 유대교의 하나님 인식 사이에 서로 용납할 수 없는 간격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에게 하나님은 아주 가까운 ‘아빠' 이미지였습니다. 사랑과 은총의 하나님이었습니다. 이런 하나님은 현실 그대로의 사람을 그대로 용납하십니다. 탕자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세리와 죄인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이제 반해서 유대교, 즉 바리새인들의 하나님은 법 집행자 이미지였습니다. 선택과 심판의 하나님이었습니다. 이 하나님은 옳은 사람과 잘못된 사람을 솎아냅니다. 이런 하나님을 믿는 바리새인들은 세리나 죄인들과 자리를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일종의 법 실증주의자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