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예루살렘에서 온 사람들(1) (막 7:1)

새벽지기1 2023. 1. 29. 06:05

'바리새인들과 또 서기관 중 몇이 예루살렘에서 와서 예수께 모여들었다가' (막 7:1)

오병이어와 호수에서의 사건을 급한 필치로 보도한 후 한 호흡 쉬어가듯이 예수님의 활동을 스케치한(6:53-56) 마가복음 기자는 이제 7장에서 다시 논쟁적인 구조로 글쓰기의 속도를 낸다. 그 시작은 예루살렘에서 갈릴리로 내려온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등장이다.

 

복음서기자가 묘사하고 있는 바리새인은 악명이 높다. 교만하고 음흉하고 비판적이고 논쟁적이며, 또한 비굴하기까지 하다. 서기관들도 역시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 복음서기자들의 관점이 객관적인 건 아니다. 바리새인들은 그 당시 유대의 여러 계파 중에서 가장 민족주의적이면서 종교적인 사람들로 실제로 존경받는 집단에 속했다. 바리새인들의 경건성과 서기관들의 신학적 지식이 제사장들의 종교의식과 더불어 유대교를 지탱하는 중심축이었다. 그런데 복음서기자들의 눈에 그들은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에 가장 적대적인 사람들로 비쳤다.

 

예수님이 실제로 복음서기자들이 묘사하고 있는 그런 정도로 바리새인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는지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복음서기자들의 진술은 예수님의 공생애에서 일어난 사건과 말을 그대로 받아쓴 게 아니라 상당히 세월이 흐른 뒤에 새로운 신앙의 눈으로 해석된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반적으로만 본다면 오직 하나님 나라에만 집중하셨던 예수님이 어느 특정 집단에 의해서 그렇게 지속적이고 노골적으로 배척당하셨으며, 따라서 예수님이 그들과 대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은 조금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한번 쯤 다음과 같이 생각해볼 수도 있다. 예수님보다는 복음서가 기록되던 그 시기의 초기 기독교가 바리새인들과 훨씬 심각하게 대립한 것이 아닐는지. 그 여파가 복음서의 서술방식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