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예루살렘에서 온 사람들(2)막 7:1)

새벽지기1 2023. 1. 29. 06:08

'바리새인들과 또 서기관 중 몇이 예루살렘에서 와서 예수께 모여들었다가' (막 7:1)

어제 저는 마가복음이 기록되던 시기의 교회가 바리새파에게 가졌던 적대감이 마가복음의 진술에도 영향을 끼쳤을지 모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가복음 기자가 없는 말을 지어낸 건 아닙니다. 예수님도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과 좋은 관계를 맺지는 못했습니다. 한쪽에서 아무리 선의로 대하더라도 다른 쪽에서 시비를 걸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루살렘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예루살렘’을 강조하는 문장입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종교적, 정치적 중심지입니다. 그곳에는 예루살렘 성전이 있고, 제사장과 학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기득권을 가진 주류입니다. 그들은 예루살렘이 누린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그들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힘을 가진 사람들은 그걸 놓치기 싫어합니다. 그들은 예루살렘을 향한 도전으로 보이는 예수님의 언행을 용납할 수 없었겠지요. 힘이 들어간 사람들은 무슨 일에만 과민하게 반응하기 마련입니다.

 

조금 옆으로 가는 이야기입니다만, 요즘 한국에도 서울 중심적 생각에 빠져 있는 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몇 년 전에 헌법재판소는 경국대전을 인용하면서 서울을 옮기지 못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도, 우리는 그러려니 하고 지나갑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혁명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는 권위 앞에서 무기력하고, 또는 권위에 아부합니다. 거꾸로 권위가 없는 사람들 앞에서는 안하무인입니다. 서울 이전문제를 결정한 헌재 재판관들은 예수님 당시의 산헤드린 위원이며, 서기관, 바리새인에 해당됩니다. 이런 걸 보면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서울을 중심으로 한 권력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