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바람이 그치다.(3)(막 6:51)

새벽지기1 2023. 1. 24. 08:59

'배에 올라 그들에게 가시니 바람이 그치는지라. 제자들이 마음에 심히 놀라니'(막 6:51)

오늘 우리는 바람이 그쳤다는 이 진술의 신앙적 의미를 짚으려고 합니다. 일종의 적용입니다. 성서읽기에서 적용은 독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대로 언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만, 그래도 가끔은 한 두 마디를 해도 좋겠지요. 묵상에서 삶의 현실들을 찾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가 봅시다.

호수 위에서 바람과 싸우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은 우리와 꼭 닮은 것 같습니다. 호수 건너편으로 건너가야 할 그들의 앞길을 막는 건 바람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대로 제자들 중에서는 왕년에 이 갈릴리 호수를 주름잡던 이들이 제법 됩니다. 갈릴리 호수는 내 손바닥 안에 있소이다, 하고 큰 소리를 칠만한 사람들이지요. 그렇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만만한 것 아니지요. 언제 어느 순간에 돌풍이 불어 닥칠지 모릅니다. 제자들에게는 바로 오늘밤이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진도가 전혀 나가지 않습니다.

 

독자들 중에서도 자기 삶에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재정적인 문제로부터 사람 관계, 건강 문제 등등, 그 형편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하루하루를 아주 힘들게 버텨내고 있겠지요. 거꾸로 어떤 분들은 삶이 잘 풀린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등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호수 위를 달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겠지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야, 하면서 즐겁게 살고 있겠지요. 삶의 짐이 무거운 분들은 하루빨리 그 짐을 벗을 수 있기를, 삶이 즐거운 분들은 계속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바람과 싸우면서 그 자리에서 뱅뱅 돌고 있는 삶의 정체가 무엇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사형통한다고 생각하는 분의 삶이 오히려 바로 이런 경우일지 모릅니다. 세상이 편하면 영적으로는 정체될 개연성이 아주 높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