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마음이 둔하여 질 때(1)(막 6:52)

새벽지기1 2023. 1. 25. 06:24

'이는 그들이 그 떡 떼시던 일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그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막 6:52)

예수님이 물위를 걸은 이 사건 앞에서 보인 제자들이 모습에 대해서 마가복음 기자는 비판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들이 바로 앞서 일어났던 오병이어 사건에 나타난 예수님의 메시아적 능력을 깨닫지 못했다고, 결국 마음이 둔해진 것이라도 말입니다.

 

이런 보도를 읽는 오늘 우리는 제자들을 이상한 사람들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바로 직전에 오병이어를 경험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호수에서의 사건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며칠 전의 묵상에도 암시되었지만, 이런 사건들은 시간이 상당히 흐른 다음에 제자들의 기억에 의해서 재구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오병이어도 그것이 일어난 바로 그 순간에는 아주 평범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자들은 그 순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잘 몰랐다는 말씀입니다. 호수 사건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부활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로 올림을 받은 후에 이 호수 사건을 새롭게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구약사건도 이와 비슷합니다. 출애굽, 홍해, 광야의 만나, 불기둥과 구름기둥, 여리고 함락 등등,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수많은 증거들이 구약성서에 보도되고 있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주 쉽게 하나님을 배신하고 바알을 섬기곤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믿음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그 놀라운 사건들도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다는 게 그 대답입니다. 하나님이 자신들과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은 사람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아마 오늘도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그런 큰일을, 즉 오병이어와 물위를 걷는 사건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그만큼 우리가 영적으로 민감하지 못하다는 뜻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