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저물매(2) (막 6:47)

새벽지기1 2023. 1. 20. 04:50

'저물매 배는 바다 가운데 있고 예수께서는 홀로 뭍에 계시다가' (막 6:47)

제자들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는 동안에 이미 날이 저물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이 나쁘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군요. 저물지 않은 시간이라도 하더라도 배를 젓는 일은 만만하지 않은데, 하물며 저문 시간이라고 하니 두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다가 배는 바다 가운데 있다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인생을 항해로 비유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도 역시 영적인 항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우리의 신앙생활에 저문 시간은 무엇일까요? 신앙적으로 진도가 나가지 않는 시간일지 모릅니다. 예수를 믿는 세월이 쌓이면서도 신앙이 깊어지지 않는 시간 말입니다.

 

신앙에도 분명히 매너리즘이 작용합니다. 신앙생활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크게 어긋나는 일은 없어도 성장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걸 아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신앙성숙, 또는 신앙심화가 무엇인지도 인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신앙의 위기입니다. 위기라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더 심각한 위기이겠지요.

 

신앙적 열정을 신앙의 성숙이라고 착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힘든 상태에서도 십일조를 드리고, 새벽기도회에 나가고, 교회봉사에 참여합니다. 그런 일을 참아내면서 감당하는 것이 바로 신앙의 성숙이라고 말입니다. 그런 봉사와 인내는 소중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신앙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산을 옮길만한 믿음이 있어도, 또는 자기 몸을 불태울만한 희생과 섬김이 있어도 사랑이 없으면 그것이 무의미하다는 바울의 진술처럼 신앙생활의 열정과 신앙의 성숙은 분명히 다릅니다.

 

오늘 본문의 상황이 더 심각한 것은 예수님이 뭍에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날이 저물었는데, 선생님마저 없는 상황이니, 완전히 출구 없는 방에 갇힌 신세가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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