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비유를 모르는 이유 (막 4:13)

새벽지기1 2022. 10. 10. 08:28

'또 이르시되 너희가 이 비유를 알지 못할진대 어떻게 모든 비유를 알겠느냐' (막 4:13)

이제 예수님이 본격적으로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그 전에 한 말씀 따끔하게 하시는군요. 이 비유를 모르면서 어떻게 다른 비유를 알겠는가 하구요. 예수님이 왜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조금 이상합니다. 왜냐하면 이 비유 자체는 별로 어려운 게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 뒤에 나오는 예수님의 설명도 우리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말씀을 이해하려면 이틀 전의 주제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이 비유는 곧 예수님에게 나타난 메시아 성의 비밀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씨 뿌림과 네 종류의 밭에 대한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씨를 가리키는 말씀이 곧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들은 부활 경험 이후에야 예수님의 정체성과 그의 공생애 사건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의 메시아 되심을 훗날에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은 제가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분명합니다. 십자가의 죽음에 대한 예수님의 예고를 가로막고 나선 베드로에게서, 또한 예수님의 부활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제자들에게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제자들을 한심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군요. 그렇게 명백한 사실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믿지도 못했으니 말입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을 박해한, 그리고 끊임없이 큰 기적을 일으키신 야훼 하나님을 믿지 못한 이스라엘 사람들도 이상하게 보일 겁니다. 그러나 이상한 게 아닙니다. 종교적인 진리는 아무리 분명해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순간이 지난 다음에야 눈에 보이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지금 우리는 무언가를 과연 알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