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기독교개혁신보컬럼

은혜로만 이루어지는 목회 / 김용봉 목사 (신석교회)

새벽지기1 2021. 2. 17. 06:42

2006년 2월 16일

 

우리 모두가 공감하듯 개혁주의 목회는 한 마디로 성경적인 목회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성경이 목회 방법을 특별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말씀에 대한 많은 묵상이 필요하다. 한 예로써 사도 바울의 서신을 통해 어떤 목회방법을 실천하였는가를 생각할 수 있다. 고린도교회에 보낸 서신을 통해 사도는 자신이 거짓 선생들이나 자칭 큰 사도라고 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주었다.

 

목회관 정립 필요한 때

 

고린도전후서를 통해서 몇 가지만이라도 살펴보면 사도 바울의 특징적인 목회를 알 수 있다.
1. 오직 그리스도만을 높이는 목회와 그리스도를 위하여 자신이 성도들의 종으로 섬기는 목회(고후 4:5).
2. 자신은 비록 약하고 무능력하게 보일지라도 그리스도의 능력에 의해서만 사역하려고 하는 목회(고후 12:10).
3. 성도들의 믿음이 자신의 지혜와 능력으로 세워지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에 의해서만 세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하나님만 바라는 목회(고전 2:4-5).
4. 사람들의 칭찬이 아닌 주님의 심판대 앞에서 받을 하늘의 상을 바라는 목회(고후 5:10).


나는 이것을 “믿음의 목회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이루어지는 목회”임을 고백하는 것, 그러므로 오직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에 충실하고 성령님을 전적으로 의뢰하는 목회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목회자가 진실로 겸손하고, 더 많이 기도하며, “오직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만(Soli Deo Gloria)” 돌리는 마음을 가진 목회자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목회자는 진실하고 겸손해야

 

사도 바울은 에베소교회 장로들에게 두 가지를 경계하였다. 먼저는 사나운 이리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였다. 이단과 거짓 교훈을 가진 지도자들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려운 것은 “여러분 중에서도 제자들을 끌어 자기를 따르게 하려고 어그러진 말을 하는 사람이 일어날 줄을 내가 아노라”(행 20:30)고 하였다. 빌립보서에서 보여준 “투기와 분쟁으로”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사람들(빌 1:15)이나 요한3서에 나오는 “으뜸 되기를 좋아하는 디오드레베”(요3서 9절) 같은 사람들을 생각하게 한다. 반면에 세례 요한의 증거에서 보여준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는 심정은 오직 주님의 영광만을 구하는 목회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바른 교회를 위하여 목회자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역할에 대하여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 합동신학대학원 졸업식 때에 들었던 말씀 중에 한 가지 기억하는 것은 “상식이 통하는 목회자가 되라”는 말씀이다. 매우 중요한 교훈이라고 늘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상식이 통하는 목회자는 목회자로서 당연한 길을 걷는 까닭에 결코 훌륭하다는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간혹 문제가 많았던 목회자를 경험한 성도들이 상식이 통하는 목회자가 귀하다 하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상식조차 통하지 않아서야

 

개혁주의 목회자들의 목회 방법 역시 상식이 통하는 목회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부패한 인간으로서 쉽지 않은 목회의 길이라 하는 이유는 조금도 자신의 영광을 구하지 않고 오직 주님의 영광만을 구한다는 것이 목회 현장에서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목회 현장에서 자신의 잘못을 알았을 때 즉시 인정하며 사과할 줄 아는 목회자, 혹시 잘한 것은 당연히 잘해야 할 일을 다만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목회자, 그리고 그 잘한 것조차도 주님의 은혜로 된 줄을 알아 주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목회자의 모습을 볼 때 귀하고 존경스럽다. “침묵정진 여주동행”(沈默精進 與主同行)은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


2006년 새해는 교단적으로 힘차게 출발하며 변화를 갈망하는 시점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크신 은총을 구해야 하는 때이다. 개혁주의 목회의 진취적인 방향이 모색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 생각하며 기대한다. 아름다운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