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목회단상

오랜 만에 산책을 하고

새벽지기1 2017. 4. 13. 12:01


오늘 점심을 먹고 근 한 달 만에 산책길을 나섰다.

12월 중순 갑자기 찾아온 감기로 인해 꼼짝없이 방안에 갇혀 살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기에 기온이 싸늘함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따라 산책길을 나섰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바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단단히 채비를 하고서.

 

오랜 만의 산책길인지라 가슴이 탁 트이고 상쾌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특별한 감흥이 오지 않았다.

조금을 걸었는데 벌써 몸에서 미열이 느껴졌다.

약간의 피로감과 함께 몸에서 발산하는 열감이 그리 기분 좋은 건 아니었다.

평소에 하던 1시간 코스를 걸을 수 있을지 약간의 회의가 들기도 했다.

그래도 투벅투벅 익숙한 산책길을 걸었다.

다행히 반환점까지 갔다.

 

그리고 반환점을 돌아오는데 오호~~ 발걸음에 변화가 느껴졌다.

무릎에 힘이 주어지고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전까지는 그냥 걸어야 하니 발걸음을 떼었다면

지금은 걷기 위해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분명히 그랬다. 걷기 위해 힘을 주어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내 의식이 이런 몸의 변화를 확인하자말자 마음이 상쾌해졌다.

물론 몸도, 발걸음도~~

그러고 보니 처음의 열감도 어느덧 사라지고 없었다. 감사했다.

아직은 감기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아서 혹 무리가 되지 않을까 저어했는데

몸이 이겨내는 것 같아 감사했다.

 

나는 지금 오랜 만의 산책을 마치고 책상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지금 내 몸이 산책 이전의 몸과 분명히 다름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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