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목회단상

교회는 가능한가?

새벽지기1 2017. 3. 20. 07:28


교회가 위태로운 시대에 다시 교회를 묻는다.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는 과연 교회가 될 수 있는가?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한 성도들의 모임이다.

교회는 대속의 제물이 되시고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주님의 몸이다.

교회는 백가쟁명의 세상에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진리의 기둥과 터다.

교회는 주의 백성들이 기도하는 하나님의 집이다.


교회는 종말론적 하나님나라 공동체이며,

종말론적 하나님나라를 지금 여기서 배우고 익히며 살아가는 배움터요 삶터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들의 안식처다.

교회는 이 땅에 임한 하나님나라의 지상식민지다.

교회는 혈통적 이스라엘을 넘어선 새로운 이스라엘이다.

 

반면에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교회는 성도들의 모임이기보다는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한 죄인들의 모임이기 쉽다.

교회는 주님의 몸이기보다는 주님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파생물이기 쉽다.

교회는 진리의 기둥과 터이기보다는 진리를 왜곡하고 짓밟는 걸림돌이기 쉽다.

교회는 기도하는 집이기보다는 내면의 욕망과 한(恨)을 분출하는 외딴 방이기 쉽다.

교회는 하나님나라를 배우고 익히는 배움터요 삶터이기보다는

하나님의 능력과 은총을 힘입어 세상나라의 복과 영광을 얻는 성공의 사다리이기 쉽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들의 안식처이기보다는

심리적 위로와 평안을 제공하는 상담소이기 쉽다.

교회는 이 땅에 임한 하나님나라의 지상식민지이기보다는

자기 영역을 확대하는 종교적 전진기지이기 쉽다.

교회는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이스라엘이기보다는

경계의 담을 높이 쌓는 편견과 오만의 성(城)이기 쉽다.

 


그리스도인을 생각해보자.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은

원칙적으로는 성도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성도이기보다 죄인이기 일쑤다.

그리스도인이 제아무리 성도이려 해봐도 돌아보면 죄인이고 또 돌아보면 죄인이기 일쑤다.

성도들의 모임인 교회 또한 그렇다.

교회도 원칙적으로는 주님의 몸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주님의 몸이기보다 종교 집단이기 일쑤다.

교회가 제아무리 교회이려 해봐도 돌아보면 교회가 아니고 또 돌아보면 교회가 아니기 일쑤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성도이면서 죄인이듯이(성도에 미치지 못하듯이)

모든 교회 또한 교회이면서 교회에 미치지 못한다.

 

사실이다. 모든 교회는 교회이되 교회에 미치지 못하고, 교회에 미치지 못하되 교회이다.

고린도교회 ‧ 버가모교회 ‧ 에베소교회 ‧ 라오디게아교회 ‧ 서머나교회 ‧ 사데교회도 그랬다.

예루살렘 교회를 비롯한 역사 속 모든 교회가 교회이되 교회에 미치지 못했고, 교회에 미치지 못하되 교회였다.

온갖 추문과 먼지가 난무하는 한국교회도 역시.

 

교회는 전적으로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의 작품이다.

하나님의 수고로 교회가 태동하고 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회적 요소가 하나도 없는 순전한 교회란 없다.

분명하게 말하자. 교회가 교회되는 일은 전적으로 불가능하다.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교회는 교회이되 교회에 미치지 못하는 교회일 수밖에 없다.

이것은 비관적인 냉소도 아니고, 믿음 없는 불신도 아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성경적 진실이요 역사적 진실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이 불편한 진실을 깊이 인지해야 한다.

교회가 교회 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 교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

교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일은 온갖 실망과 낙심의 늪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련의 과정이라는 것,

아픔이 없는 교회 ‧ 갈등이 없는 교회 ‧ 자유와 평안이 넘치는 교회란 이 땅에 없다는 것 등등의

불편한 진실을 깊이 인지해야 한다.

그래야 교회의 지체로 살아갈 수 있는 지구력이 생긴다.

교회의 지체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온갖 실망과 낙심을 돌파할 수 있는 영적 근력이 생긴다.

 

그런 면에서 교회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교회,

온갖 추문과 먼지가 자욱한 교회의 현실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묵묵히 교회의 지체로 살아가는 자들,

교회를 세우는 일에 참여하는 자들은 참으로 대단한 자들이요 복된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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