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목회단상

지금은 설교 안식 중

새벽지기1 2017. 3. 21. 08:34


나는 지금 설교 안식을 하고 있다.

작은 교회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호강을 누리고 있다.

그간의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많이 힘들었는데

교우들의 지극한 이해와 배려 덕분에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설교 안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언감생심 감사한 일이다.

어떤 목사님은 설교 안 하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하던데,

나는 매주일 다가오는 설교 부담으로부터 해방되어 좋고,

마음이 쫓기지 않아서 좋고, 훌륭한 목사님들의 다양한 설교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몸의 컨디션도 가벼워진 것 같아 감사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맘 편하게 쉬는 건 아니다.

설교 안식을 갖기 전이나 설교 안식을 하는 지금이나 하루를 지내는 건 큰 차이가 없다.

주일 설교 준비에 쫓기지 않는다는 것뿐이지 묵상하고, 기도하고, 읽고, 글을 매만지는 일은 매양 똑같다.

작은 텃밭을 돌아다볼 틈도 없이 하루를 지내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산다는 건 역시 일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지난 2개월은 구원론 설교를 매만지는 일에 집중했다.

이번 수요일까지 설교 내용을 편집하고 보완하고 글을 다듬는 일을 일단 마쳤다. 속이 다 후련하다.

사실 구원론 설교는 워낙 예민한 문제인지라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어서 마음에 큰 부담이 있었고,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한국교회의 구원론이 어지간만 했어도 시작하지 않았을 일이었다.

그런데 정말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지경이 되었기에,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이 완전히 누더기가 되었기에 절박한 심정으로 모험 아닌 모험을 한 것이었다.

당연히 부족한 것이 많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내가 본래 의도한 것 이상의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된다.

설교를 해가는 과정에서 정리되고 심화된 부분이 적지 않았으니까.

진실로 하나님의 은혜였다. 성경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방식으로 구원론을 구성한 것,

다루어야 할 부분을 전반적으로 다룰 수 있었던 것,

그런대로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내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런 만큼 좋은 출판사와 연결되어 세상에 나오기를 기대한다.

주님께서 도와주시기를.

 

이제 남은 한 달은 말씀샘교회의 현실을 점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작업과

새로운 설교를 준비하는 일에 쓸 계획이다.

지금까지 주님께서 허락한 교회적 토대 위에서 어떻게 미래를 열어갈 것인지를 고민하며 기도하고,

10월부터 요한복음을 설교하려 하는데

요한복음을 열심히 읽으며 설교의 방향과 기본적인 이해를 잡아가는 일을 할 예정이다.

이에 필요한 책도 30만원어치 이상 주문해 놨다. 일부는 이미 도착했다.

요 며칠 요한복음을 읽었다. 참고서적도 좀 들여다봤다.

그런데 벌써부터 요한복음 설교가 기대된다.

주님께서 무슨 말씀을 주실지 가슴이 떨린다.

다시 시작을 준비하는 설레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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