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여정/7. 이웃들과 나누는 글

유원지가 추모공원으로(2015.6.7)

새벽지기1 2015. 6. 17. 10:55

(2015.6.7)

아주 오래 전, 작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다.

아마도 33년 전쯤 인가 보다.

지인들 가족과 함께 가족 나들이를 몇 차례 다녀온 곳이 있다.

포천에 있는 서운동산이라는 곳이다.

제법 큰 개울을 끼고 있는 유원지였다.

예쁜 잔디밭과 연못 그리고 예쁜 집이 여러채가 있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펜션이다.

 

어제는 그곳에 다녀왔다.

유원지가 아닌 추모공원에 다녀왔다.

그곳에 그렇게 큰 공원묘원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처음 다녀온 후, 15년 뒤쯤이다.

아내가 소천했을 때 경황이 없는 중

그 공원 주인의 배려로 조용하고 볕 좋은 곳에 자리 잡았다.

 

많은 세월이 흘렀다.

그  길이 익숙해졌다.

주로 새벽 녁에 찾곤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닫혀있는 출입문을 열고 올라가곤 한다.

처음과는 달리 길이 잘 닦여 있다.

워낙 깊고 높은 곳이고 나무가 울창한 곳이라

겉에서 보기에 그렇게 많은 묘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할 정도다.

올라가는 동안 많은 산새들을 만나고 어느 때는 제법 큰 동물들도 만나곤 한다.

 

산 위에서 바라보는 아침 풍경은 그야말로 산수화다.

강물을 끼고 있어서인지 계곡에는 항상 안개로 자욱하고

떠오르는 아침 해에 장관을 이루곤 한다.

그 곳을 찾는 발걸음은 참으로 뜸하다.

아이들이 귀국하기 전까지는 나의 발자취 외는 없었다.

요즘에는 두 딸이 가끔 함께 한다.

얼마 전 아들 같은 사위가 처음으로 동행했다.

 

요즘에는 교통이 참으로 좋아졌다.

처음에는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요즘에는 절반이면 족하다.

아마도 20년이 채워지면 그 곳을 떠나올까 생각한다.

이제 그곳을 찿는 이들도 제한적이고,

나 또한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적음이 분명하기에

납골당이나 수목 공윈으로 옮길 생각을 해보고 있다.

세태가 많이 변했다. 나도 변했다.

 

아직 아침 해가 숨어 있다.

기왕 비가 오려면 봄가뭄이 해소될 정도이면 좋겠다.

어제 밤늦게 친구를 찾아간 후배와 길게 통화했다.

워낙 말이 적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후배인지라 만남은 어떠했는지...

모두가 삶의 짐을 지고 살아갈 때에 지혜가 필요한데 요즘들어 더욱 그러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믿음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친구야! 주일이구나.

가족과 함께 주 안에서 참 안식을 누리는 귀한 하루되길 소망한다.

친구를 생각하며 이렇게 나눌 수 있음도 주님의 은혜임에 틀림없구나.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