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직장 큐티

십자가로 가시는 길: 다 도망가다!(마가복음 14:48-52) / 원용일 목사

새벽지기1 2025. 4. 15. 04:40

십자가로 가시는 길: 다 도망가다!
(마가복음 14:48-52)

베드로의 호언장담과 예수님의 피눈물 흘리시는 겟세마네 기도가 대조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더욱 십자가로 가까이 가십니다. 그 길을 차근차근 따라가 보겠습니다.

마가복음 14:48-52
48 예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강도를 잡는 것 같이 검과 몽치를 가지고 나를 잡으러 나왔느냐
49 내가 날마다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으면서 가르쳤으되 너희가 나를 잡지 아니하였도다 그러나 이는 성경을 이루려 함이니라 하시더라
50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
51 한 청년이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를 따라가다가 무리에게 잡히매
52 베 홑이불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하니라

예수님이 사로잡히시자 제자들은 다 도망갔습니다(50절). 이후에 마가가 특별한 내용을 기록합니다. 한 청년이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님을 따라가다가 무리에게 잡혔는데 벗은 몸으로 도망갔습니다. 이 청년이 누구일까요? “베 홑이불”이 부자들이 입는 옷이긴 해도 외투도 입지 않고 예수님을 따라왔던 겁니다. 마가복음을 쓴 마가라고 보기도 하지만 혹시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는지 알려고 찾아왔던 부자는 아닐까요?(막 10:17-22) 예수님이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주님을 따르라고 그 부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예가 그리 흔하지 않은데, 예수님이 이 사람을 사랑하셨다고 기록합니다(막 10:21). 이 부자는 많은 재물을 다 팔고 예수님 따르기를 처음에는 주저했습니다.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재산을 다 팔고 겉옷도 없이 얇은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님께 왔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겟세마네 동산에 왔던 청년은 예수님 가까운 곳에 있어서 체포조에게 잡혔습니다. 그러자 놀라서 베 홑이불을 벗어두고(속옷 바람!) 도망갔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에이미질 레빈 지음, 『예수의 어려운 말들』, 바람이불어오는곳 펴냄, 62-63쪽). 이 청년이 누구이든 간에 제자들뿐만 아니라 결국 이 청년도 도망갔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홀로 감당하셔야 합니다. 고독하지만 십자가의 길로 더욱더 다가가십니다.

이후 대제사장의 집에서 열린 재판에서는(53-65절) 거짓이 난무했습니다. 밤에 모여 판결하는 일 자체가 불법이었습니다. 대제사장이 나서서 심문하고 예수님은 답하셨습니다. 자신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고 하나님 우편에 앉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성전을 헐고 사흘에 짓는다는 고발 이유처럼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거친 후 승천했다가 다시 오게 될 재림주라고 선언하셨습니다. 대제사장이 옷을 찢으며 신성모독죄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복음입니다. 대제사장의 집에서 한 사건이 더 있었습니다(66-72절). 장담했던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며 저주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가장 오래 예수님과 함께 있었고 가장 가까이에 있던 베드로였지만 그도 역시 예수님의 십자가 길을 따르지 못했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이 모든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도 없이 홀로 감당하셔야 했습니다. 그분이 걸어가실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예수님이 걸어가시는 십자가 길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팔고 부인하고 결국 다 도망갔습니다. 그나마 부인하면서도 예수님 가까이 따라갔던 베드로를 향해 몸을 돌이켜 바라보시던(눅 22:61) 주님의 눈빛을 볼 수 있게 하소서. (by 원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