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안식에 이르도록 (히 3:7-11)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5. 3. 15. 06:00

해설:

여기서 저자는 시편 95편의 일부를 인용한다. 그는 “그러므로 성령이 이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7절)라고 시작하는데, 정확하게 번역하면 “말씀하신다”라고 해야 한다. 현재형 동사이므로 “계속하여 말씀하신다”고 번역할 수도 있다. 저자는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된 것”(딤후 3:16)이라는 믿음을 드러낸다. 성령께서는 과거에 쓰인 문자를 통해 지금 읽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신다. 그것이 우리가 매일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이유다.

 

시편 95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1-7절은 창조주요 구원자이신 하나님을 찬양하자는 권고이며, 8-11절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경고다. 여기서 하나님은, 과거 이스라엘 조상이 광야에서 당신이 행하시는 수 많은 이적을 보고도 마음이 무뎌져서 반역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마음이 무뎌지지 않도록 찬양과 예배에 전심을 다하라고 권한다. 하나님을 거역했던 그 조상들은 “안식”(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다. 

 

히브리서 저자는 시편 95편의 후반부 즉 하나님께서 주시는 경고를 인용한다. 그 경고가 “오늘” 히브리서 독자들에게 주시는 성령의 음성이라는 뜻이다. 히브리서 독자들 중에는 조상들처럼 마음이 완고해지는 사람들이 있었다(8절). 조상들은 사십 년 동안이나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을 보았기에 그분이 어떤 분인지 충분히 알았다(9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언제나 마음이 미혹되어서”(10절) 하나님께 반역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은 결코 내 안식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11절)라고 맹세하셨다. 

 

만일 독자들이 마음을 완고하게 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그들도 “내 안식” 즉 하나님의 구원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를, 저자는 이 인용문을 통해 전하고 있는 것이다.

 

묵상:

출애굽기부터 신명기에 이르는 이스라엘의 광야 유랑기를 읽어보면 하나님의 이적과 기사가 매일같이 일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십년 동안 그들이 겪은 중요한 사건들만 선택적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하나님이 안 계신 것 같은 시간 혹은 하나님께로부터 버림 받은 것 같은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우리나, 그들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고 돌보아 주신다는 분명한 증거가 나타날 때는 환호하고 감격했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의심하고 불평하고 불신했습니다. 그로 인해 출애굽 1 세대는 모두 광야에서 죽고 여호수아와 갈렙만 가나안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믿음의 여정은 광야길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신 일들을 듣고 이 여정에 들어섰고, 이 여정을 걸으면서 하나님께서 정말 살아 계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확인합니다. 하지만 이 여정에는 우리의 믿음을 흔드는 일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느껴지지 않는 영적 건기가 찾아 오기도 하고, 역경과 시험, 침체와 회의 혹은 고난과 박해 같은 상황으로 인해 믿음이 심하게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과거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던 일들을 기억하고 견뎌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이스라엘 백성처럼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지 못하고 멸망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있는 믿음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주어지는 “오늘”, 예수 그리스도를 더 깊이 생각하고, 지나온 나날 동안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마음이 무뎌지거나 굳어지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기도:

주님, 오늘까지 저희의 믿음을 지켜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지킨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지켜 주셨습니다. 이 믿음의 여정을 완주하여 하나님의 안식에 이르도록 오늘도 저희의 발걸음을 붙들어 주십시오. 저희의 마음이 무뎌지지도, 굳어지지도 않도록 성령의 음성을 늘 듣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