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가버나움으로 가신다(21절). 가버나움은 갈릴리 호수에 인접해 있던 동네로서 어업과 상업으로 상당히 번성했다. 주후 20년 경에 로마 백부장이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회당을 지어 주었다. 예수님은 가버나움을 선교 거점으로 삼으시고 안식일에 그 회당에서 말씀을 전하셨다. “가르치셨는데”라는 말은 한번 일어난 일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일어난 일을 가리킨다. 회당장은 안식일 예배 때마다 설교자를 초청해야 했는데, 예수님이 가버나움에 계시는 동안에 거듭 설교자로 초청 받으셨다는 뜻이다.
가버나움 사람들은 예수님의 설교를 듣고 놀랐다.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 있게 가르치셨기 때문”(22절)이었다. “권위 있게 가르치셨다”는 말은 예수님이 권위를 부리셨다는 뜻이 아니라 듣는 사람들이 그분의 말씀에서 강력한 도전을 느꼈다는 뜻이다. 율법학자들은 성경 말씀을 해설하고 풀이하는 식으로 설교 했는데, 예수님은 신적 권위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그들을 도전했다.
어느 날, 설교 중에 어떤 사람이 괴성을 지른다(23절). “악한 귀신”은 “더러운 영”(새한글성경)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성경은 그것을 “악한 영”이라고도 부른다. 사탄이 사람들을 속이고 유혹하기 위해 부리는 영적 존재를 가리킨다. “더러운 영”은 주로 사람들의 마음을 조종하여 하나님을 등지게 하는데, 때로 그 사람을 완전히 장악하여 비정상적으로 말하고 행동하게 한다. 현대의 기독교 심리학에서는 정신분열증 같은 임상적 정신 질환과 귀신 들림이 다른 것이라고 본다.
더러운 영에 사로잡힌 사람은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을 만나면 위협을 느낀다. 예수님에게 성령이 충만했기 때문에 귀신 들린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고 “나사렛 사람 예수님, 왜 우리를 간섭하려 하십니까? 우리를 없애려고 오셨습니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압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거룩한 분입니다”(24절) 하고 외친다. 이것은 그 사람을 사로잡고 있는 악한 영이 한 말이다. 공교롭게도 예수님의 정체를 가장 먼저 알아 본 것은 악한 영이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거룩한 분”이라는 말은 메시아라는 뜻이다. 귀신은 메시아를 알아 보고는 자신의 때가 끝났음을 직감했다.
예수님은 “입을 다물고 이 사람에게서 나가라”(25절)고 명령하셨고, 귀신은 그에게 경련을 일으켜 놓고 떠났다(26절). 그 광경을 보고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은 “이게 어찌된 일이냐? 권위 있는 새로운 가르침이다! 그가 악한 귀신들에게 명하시니, 그들도 복종하는구나!”(27절) 라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분의 말씀에서 느꼈던 힘이 귀신까지 복종시키는 것에 놀랐던 것이다. 이런 일들로 인해 예수님에 관한 소문이 갈릴리 주위에 널리 퍼져 나갔다(28절).
묵상:
사람들은 누구나 나름의 세계관을 가지고 삽니다. 그 사람의 세계관은 그 사람의 사고 방식과 생활 방식을 결정합니다. 물질주의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은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는 것만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신에 대한 믿음은 인간의 유약한 정신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생각합니다. 유신론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영적 존재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부릴 줄 아는 사람들(영매, 무속인, 주술가)을 찾아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되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복음을 믿는다는 말은 예수님의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분은 물리적 세계와 영적 세계를 모두 아십니다. 그분은 물리적 세계를 넘어서는 영적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십니다. 창조주 하나님이 존재하시며 당신을 통해 일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그 영적 세계에는 악한 존재도 있습니다. 그 우두머리가 “사탄”(바알세불 혹은 마귀)이며, 사탄은 “악한 영”(더러운 영 혹은 귀신)을 통해 인간을 조종하고 유혹합니다. 때로 악한 영은 사람을 완전히 사로잡아 인간 이하의 말과 행동을 하게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마음을 교란시켜 하나님에게 등지게 하고 악을 행하게 만듭니다.
물질 세계에 병균이 득실 거리지만 생명의 에너지가 더 강력한 것과 같이, 영적 세계에도 거룩한 영이 충만히 역사하고 있습니다. 병균이 득실거린다는 사실에 사로잡혀 방 안에만 머물러 사는 것은 정신병입니다. 마찬가지로, 악한 영의 교란과 유혹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병균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처럼, 우리도 악한 영에 교란과 유혹에 대해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주기도에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악한 자에게서) 구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매일 성령으로 충만하기를 힘써야 합니다. 성령 충만이 악한 영의 교란과 유혹에 대한 최선의 방비입니다.
기도:
사탄의 본진(本陣)을 허무시고 악한 영의 교란과 유혹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감사 드립니다. 오늘도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 주권을 내어 드립니다. 우리 안에 충만하소서. 오늘 하루도 온전히 성령의 인도함을 따라 살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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