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는 오늘 빨래를 널었습니다.
세탁이 끝난 빨래를 세탁기에서 빼내
하나씩 털어가며 빨랫줄에 널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일을 큰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지 모르겠습니다.
빨래 통에 엉클어져 담긴 빨래를
요령껏 하나씩 꺼내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 몸의 어느 한 부분이 불편하거나 신경이 마비되었거나,
제가 인간이 아니라 다른 동물이라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주님,
빨래가 주는 감촉이 왜 그렇게도 황홀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촉촉한 습기가 가시지 않은 그 빨래를 손으로 느끼면서
제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사실을 더 절감했습니다.
더 신나는 일은
바로 그 순간에 온몸으로 햇살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1억5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태양으로부터 9분에 걸쳐 달려온 태양빛이
촉촉한 빨래에 내리꽂혔습니다.
빨래는 그 태양빛과 금세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반갑다. 그래, 잘 지냈니. 함께 놀자.
주님,
오늘 빨래를 널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걸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빨래를 널겠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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