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찢어진 휘장

새벽지기1 2024. 4. 6. 06:29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니라.'(막15:38)

 

마가복음 기자는 예수님이 숨을 거둔 뒤에 성소에서 일어난 이상한 현상을 보도합니다. 성소의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졌다고 합니다. 이 휘장은 성소와 법궤가 안치된 지성소의 칸막이인데, ‘가리울 휘장’(출 35:12, 40:21)으로 불렸습니다.

 

휘장이 찢어지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궁금하신가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성서를 읽을 때 사실성의 차원에 집착하면 곤란합니다. 그런 차원은 아주 삭막한 일입니다. 그런 일은 신문 기자들의 관심 사항일 뿐입니다. 우리는 성서의 보도가 가리키는 근원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근원은 사실성 너머에, 그 심층에 자리한 세계입니다. 근원에 들어가기 위해서 우리는 성서의 보도를 해석해야만 합니다.

 

휘장이 찢어졌다는 보도는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의 죽음으로 이제 성전의 종교적 의미가 끝장났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은 우리가 왜 구약의 제사를 더 이상 드리지 않는지에 대한 대답입니다. 예수님은 구속의 제물로 바쳐졌습니다. 그 제물은 영원한 제물입니다. 그를 대체하거나 그를 반복한 제물은 없습니다.

 

둘째, 지성소를 가리던 휘장이 찢어졌다는 것은 이제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의 계시가 알려졌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의 계시입니다. 예수님으로 인해서 우리는 하나님이 누군지를 정확하게 알게 된 것입니다.

 

마가복음 기자는 휘장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전해 들었겠지요. 그 이야기가 바로 예수님의 정체성을 설명하는데 중요하다고 보고, 인용한 것입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도 이것을 인용합니다. 반면에 요한복음은 말이 없습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조금씩 다른 자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며 그리스도라는 사실에서만은 모두 일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