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바라바 이야기(5)(막15:10)

새벽지기1 2024. 3. 18. 06:16

'이는 그가 대제사장들이 시기로 예수를 넘겨 준 줄 앎이러라.'(막15:10)

 

빌라도가 “유대인의 왕을 너희에게 놓아 주기를 원하느냐?” 하고 물은 이유를 마가복음 기자는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대제사장들의 고발이 무고라는 사실을 빌라도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게 사실일까요? 빌라도가 이 사건의 내막을 실제로 알고 있었을까요?

 

웬만큼 인생살이의 연륜이 쌓이면 세상 이치를 저절로 알게 됩니다. 어떤 사건에서 누가 옳은지, 누가 딴 마음을 먹고 있는지 대충 알 수 있습니다. 빌라도가 어떤 사람입니까? 산전수전 다 겪은 로마의 최고위급 정치인입니다. 비록 예수님이 많은 말로 자신을 변호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대제사장들이 많은 말로 예수님을 정죄했다고 하더라도 돌아가는 판세는 다 읽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의 눈에 대제사장들은 시기심으로 예수를 무고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을 석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본 것이겠지요.

 

신앙적인 문제에 대해서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보다 밖에 있는 사람들이 더 정확하게 판단할 때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 자리에서 꺼내기도 민망한 현상이지만 소위 ‘안티 기독교’ 단체들이 한국사회에 많습니다. 그들의 문제 제기가 때로 피상적이기도 하고 일방적이기도 하지만, 우리를 부끄럽게 할 때가 더 많습니다. 안티 기독교 인사가 아니라 중도적인 지성인들도 한국교회를 향해서 문제를 제기할 때가 많습니다. 이들은 바로 대제사장들의 시기를 지적한 오늘의 빌라도인지 모릅니다.

 

대제사장이라는 직책이 사람을 거룩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이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지 못합니다. 우리 자신을 성령의 빛에 조명하는 일을 잠시라도 소홀히 하면 우리는 곧 시기심으로 일을 처리하고 말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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