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시편 39편: 주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그네

새벽지기1 2024. 2. 16. 04:17

해설:

다윗의 기도로 되어 있는 이 시편은 죄로 인해 고통 받는 중에 드린 기도입니다. 그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 그리고 어떤 고난을 당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처한 상황을 보고 그를 조롱하고 비난 합니다. 그로 인해 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솟아 오르는데, 다윗은 입에 재갈을 물리는 심정으로 침묵하고 있습니다(1-2절). 그는 울화를 참을 수가 없어서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마음을 쏟아 놓습니다(3절). 그는 하나님께 언제까지 이 고난이 지속될지를 여쭙니다. 그는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은 절망감에 빠져 있습니다(4절).

 

다윗은 이러한 상황에 처하여 인생이 얼마나 허무하고 무상한지를 깨닫습니다. 그는 한 때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전성기를 누려 보았고, 그대한 부를 일구기도 했습니다. 그 때는 천하를 다 가진 것 같았고 그것이 영원할 것 같았는데, 이제 보니 그 모든 것이 일장춘몽이었습니다(5-6절). 아무리 대단한 업적을 이룬다 해도 인생은 한낱 입김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다윗은 고개를 돌려 하나님에게서 희망을 찾으려 합니다(7절). 그는 하나님께, 자신의 죄를 용서하셔서 고난을 벗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8절). 사람들의 모욕과 조롱에도 침묵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회복시켜 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주님께로부터 징계를 받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9절). 그는 징계를 멈춰 달라고 간청합니다. 자신은 충분히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10-11절). 그는 자신이 조상들처럼 “주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손과 나그네”(12절)임을 강조하면서 구원을 호소합니다. 

 

다윗은 “나에게서 눈길을 단 한 번만이라도 돌려주십시오”(13절)라고 간구합니다. 보통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때면 “주님의 얼굴을 돌려 나를 보아 주십시오”라고 기도하는데, 여기서는 반대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분노한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계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묵상:

인간은 깊은 구덩이에 내던져질 때에야 진실을 깨닫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너무도 부패하여 평안하거나 번영할 때면 자신이 신이 된 것처럼 교만해집니다. 건강할 때면 영원히 살 것처럼 우쭐해집니다. 무엇을 성취하여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런 착각이 죄의 유혹에 취약해지게 만들고 악행을 불려 가게 만듭니다. 

 

바로 그것이 다윗이 처했던 상황입니다. 그는 지금 인생의 바닦에 내쳐진 상태에서 자신이 얼마나 교만했는지를 깨닫습니다. 그래서 그는 “인생의 전성기조차도 한낱 입김에 지나지 않습니다”(5절)라고, “재산을 늘리는 일조차도 다 허사입니다”(6절)라고 고백합니다. 그는, 인생이 “없는 것이나 같고”(5절) “한오라기 그림자일 뿐”(6절)이라고 고백합니다. 자신도 조상들처럼 곧 죽어 없어질 존재임을 인정합니다. 한때 거대 제국의 절대권력자로 군림했지만, 실은 “길손과 나그네”(12절)일 뿐임을 깨닫습니다. 그 깨달음이 그로 하여금 겸손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게 만들었습니다.

 

모세가 말한 대로, 팔십 년의 인생도 돌아 보면 날아가는 화살과 같습니다(시 90:10). 숫자 상으로는 백 년의 인생이 십 년의 인생보다 열배나 길지만, 살아온 인생을 돌아 보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게다가 하나님의 영원에 비추어 보면, 백 년도 한 순간의 호흡과 같습니다. 그러니 인생에서 희망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희망은 오직 영원하신 하나님께 있습니다. 그분께 잇대어 살면서 하루를 영원처럼 사는 것이 “주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손과 나그네”의 삶의 방법입니다. 어느 날, 우리의 나그네 길이 홀연히 끝날 것이기 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