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잠언 29장: 권력은 위태롭다

새벽지기1 2024. 2. 9. 04:39

해설:

새번역은 29장의 제목을 ‘상식’이라고 붙여 놓았습니다. 이 장에 수록된 잠언들이 상식 수준의 진리를 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상식이라 하면 그리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상식은 수 많은 사람들의 경험이 축적되어 형성된 삶의 지혜입니다. 상식 선에서만 살아도 꽤 훌륭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장은 25장부터 시작된 ‘솔로몬의 추가 잠언’의 마지막 장입니다. 여기에는 왕 즉 지도자에 대한 격언들이 많이 나옵니다. 악한 사람이 권세 잡는 것은 백성에게 있어서 가장 큰 불행입니다(2절). 그런 사람은 부정한 이득과 뇌물을 탐합니다(4절). 의인이 권세를 가지면 공의가 세워집니다. 의로운 사람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7절). 반면, 악인은 백성의 어려움을 살피지 않고 자기 욕심대로 권력을 사용하여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 뿐입니다(8절). 

 

지도자는 거짓말과 아첨하는 말에 솔깃해지기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악해집니다(12절). 권력자의 눈에 들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기 때문입니다. 지도자는 항상 진실을 따라야 합니다. 그럴 때 그 지도자의 권세도 오래 갈 수 있습니다(14절). 지도자의 책임은 악인이 적어지게 하고 의인이 많아지게 하는 데 있습니다(16절). 그렇게 할 때 나라는 평안하게 될 것입니다. 지도자는 말로만 다스리려 하지 말고 스스로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19-20절). 지도자는 자신 위에 영원하고 절대적인 통치자가 계시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고 겸손히 행해야 합니다(26절).

 

“계시가 없으면 백성은 방자해지나, 율법을 지키는 사람은 복을 받는다”(18절)는 말씀은 지도자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한 공동체의 지도자는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을 통해 그 공동체에 대한 거룩한 비전을 품고 그것을 백성과 나눠야 합니다. 그것이 “계시”입니다. 그것이 없으면 백성은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저마다 자기의 뜻에 맞는대로 하였다”(삿 21:25)는 사사 시대처럼 방자해지게 됩니다. 

 

묵상:

“권력은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맡겨지는 것이다. 권력은 사유할 대상이 아니라 공유의 대상이다. 권력은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맡겨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 되어야 한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권력은 그것을 가진 사람을 타락하게 만든다. 권력은 양날의 칼이다.” 

 

이상은 권력에 대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모든 권세가 하나님에게서 온다고 가르칩니다. 지난 역사에서 그것이 정당성 없는 권력을 정당화 하는 빌미로 사용되었지만, 사실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진리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믿고 권력을 맡겨 주셨다면, 하나님의 뚯에 맞도록 권력을 사용하기 위해 그분의 뜻을 분별해야 합니다. 부단히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자신에게 맡겨진 공동체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자신이 “다스리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권력의 자리에서 끝까지 변질되지 않고 바른 길로 완주한 예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크든 작든, 권력의 자리에서 머물다 보면, 욕망은 자라나게 되어 있고, 조금씩 욕망의 만족을 위한 틈을 찾습니다. 죄는 좁은 구멍에 머리를 집어 넣고 나면 어느 새 몸통 전체를 끌어 들이는 뱀과 본성이 같습니다. 그래서 권력의 자리에 오래 있다 보면 패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가장 높으신 분이며 가장 큰 권세를 가지셨으나 모든 것을 비우고 낮아져서 모든 이들을 섬기셨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게 될 것을 보면서도 섬김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에게 고관들처럼 사람들 위에 군림하기를 추구하지 말고 당신처럼 낮아져서 섬기기를 추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자신을 복되게 하고 자신을 통해 모두를 복되게 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