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잠언 6장 1-19절: 조금의 유혹

새벽지기1 2024. 1. 10. 05:59

해설:

1절부터 19절까지에서는 크게 해로워 보이지 않아도 조심 해야 할 것들에 대해 경고합니다. 

첫째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재정 보증을 서는 것입니다(1-5절).

잠언 안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재정 보증 서는 것에 대한 경고가 여러 차례 나옵니다(11:15; 17:18; 22:26-27; 27:13).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재정 보증 제도는 경제적 강자가 경제적 약자를 옭아매려는 덫으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지인을 도우려는 순수한 의도가 악한 자에 의해 오용되곤 했습니다. 그 덫에 걸리지 않으려면 보증을 서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도울 길을 찾아야 합니다.

 

둘째는 게으름입니다(6-11절).

저자는 개미를 예로 들어 부지런히 살 것을 권면합니다(6-8절). 게으른 사람들의 핑계는 “조금만 더”입니다. “약간의 게으름”은 무해할 것 같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면 가난이 도둑처럼 덮칠 것입니다(9-11절). 

 

셋째는 가벼운 악행입니다(12-15절).

“건달과 악인”(12절)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가치없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절대적 가치를 부여 받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부여된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은 가치 없는 일로 인생을 허비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건달”이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헛된 말을 하고 다니며 갈등과 분열만 일으킵니다. 그들 자신의 인생을 허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동체를 분열시킵니다. 

 

넷째는 주님께서 미워하시는 일곱가지 악에 대해 말합니다(16-19절).

잠언에서 몇 가지의 악을 나열할 때에는 항상 마지막에 언급하는 악에 초점이 있습니다. 앞에서 열거한 여섯 가지 악(교만, 거짓말, 폭력, 악의, 악행, 거짓 증언)은 일곱번째 악(이간)을 만들어 냅니다. 새번역은 19절을 ”친구 사이를 이간하는“이라고 번역했지만 개역개정은 ”형제 사이를 이간하는“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어떻게 번역하든, 이간은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행동입니다. 무심코 행한 작은 악들이 쌓이면 가정, 사회 혹은 국가를 분열시키는 불행을 초래합니다. 

 

묵상:

록펠러가 “돈을 얼마나 가지면 만족하겠습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조금만 더 있으면 됩니다”라고 답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죄 된 욕망이 우리를 타락과 멸망으로 이끄는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자주 넘어가는 속임수가 “조금만 더”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작은 악에 대해 “이 정도야 뭐!”하고 생각하며 손을 댑니다. 그리 대수롭게 보이지 않게 만들어 경계심을 놓게 만듭니다. 그 작은 악은 거대한 악으로 우리를 끌어 드리려는 미끼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인지 하더라도 “언제라도 손을 떼면 되지”라고 생각합니다.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을 따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분투하는 사람이나, 게으름의 욕망에 이끌려 “조금만 더…”라고 핑계 삼으며 나락으로 끌려 들어가는 사람이나, “이 정도야 문제 되겠어?”라고 생각하며 가지 말아야 할 곳에 발길을 두는 사람이나, 모두 죄 된 욕망에 속았다는 점에서 동일합니다. 그 방심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그를 이끌고 갈 것입니다. 

 

마르틴 루터는 죄의 유혹을 뱀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뱀은 일단 머리를 집어 넣고 나면 결국 몸통 전체를 집어 넣고야 맙니다. 그것처럼 죄는 일단 머리만 집어 넣고 안심 시킨 후에 몸 전체를 집어 넣고 그 사람을 지배합니다. 그래서 “이 정도야 뭐”라는 생각이 들 때 화들짝 깨어 죄의 유혹을 물리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