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씻음의 영성 (막 7:4)

새벽지기1 2023. 1. 30. 06:48

'또 시장에서 돌아와서도 물을 뿌리지 않고서는 먹지 아니하며 그 외에도 여러 가지를 지키어 오는 것이 있으니 잔과 주발과 놋그릇을 씻음이러라.' (막 7:4)

요즘 영성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다시피 사용되는 탓에 저도 오늘 말이 되는지 아닌지도 모른 채 일단 씻음의 영성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바리새인과 경건한 유대인들은 유달리 씻는데 신경을 썼습니다. 본문의 설명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시장에서 돌아와서는 손을 씻지 않으면 먹지도 않았고, 잔과 주발, 놋그릇을 잘 씻었다고 합니다. 물이 귀한 곳이라서 유대인들이 목욕을 자주 하지는 못했겠지만, 씻는 일에 부지런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기독교 전통에서 가장 중요한 예식 중의 하나인 세례, 또는 침례는 물속에 잠긴다는 뜻이면서, 조금 더 포괄적으로 본다면 씻는다는 뜻도 됩니다. 침례교나 순복음교회에서는 주로 피세례자를 물속에 넣는 방식으로, 일반교회에서는 물을 뿌리는 약식의 방식으로 세례를 베푸는데 여기서 물의 기능은 씻음에 있습니다. 우리가 물로 세례를 받을 때 우리의 죄가 예수님의 피로 씻김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세례 행위가 요식적으로 보일지 모르겠군요. 그렇게 보기 시작하면 모든 게 그렇게 보입니다. 성찬예식도 그렇고, 기도도 그렇게 보이겠지요. 세례의 의미를 실질로 이해하려면 기독교 전통이 말하는 고유한 영성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기독교의 예전들은 모두 기독교의 고유한 영성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영성은 곧 이 세상을 하나님, 그리고 영의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예수의 사건에서 진정한 용서와 화해가 일어났다는 시각에서만 우리는 세례가 우리의 죄를 씻는 종교행위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의 피는 우리를 씻겼습니다. 그 씻김으로 우리는 참된 생명을 얻었습니다. 진정한 씻김의 영성은 손과 그릇의 씻음이 아니라 세례를 통한 영혼의 씻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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