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들을 귀 (5)(막 4:9)

새벽지기1 2022. 10. 8. 06:41

'또 이르시되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 (막 4:9)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즉 생명의 원초적 음성을 듣기 위해서는 기존에 익숙했던 생각과 습관들을 떨어내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들에 의해서 길들여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종교적인 부분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제가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사람들이 어떤 체제, 규범, 이념에 절대적으로 길들여지는 이유는 자신의 삶을 직관하고 살아낼 만한 토대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경험이 분명하지 못하니까 십일조 헌금을 절대화하거나, 지옥천당 개념을 절대화합니다. 폐쇄적인 민족주의에 빠지기도 하고, 타종교를 적대시합니다. 세상과 교회를 이원론적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삶이 불안하다는 증거입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오늘 교회의 모든 제도와 도그마가 무의미하다는 게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던 신앙의 선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신앙의 유산들입니다. 진리를 담는 그릇입니다. 우리는 그것들을 소중하게 지켜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지키는 것에서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본회퍼는 오늘 우리가 하나님 없이도 이 세상을 살아낼 수 있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신앙의 본질이라는 뜻이겠지요. 자동응답기와 같은 신의 도움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그리고 슈퍼맨 같은 신에 기대서 살아가겠다는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심리적으로 약한 사람들이라는 뜻이겠지요. 우리는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에, 죽음이 두렵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면 왜 하나님을 믿을까요? 하나님이 하나님이기 때문에 믿습니다. 하나님이 창조자이며, 우리 존재의 근원이기 때문에 믿습니다. 우리의 실존적 불안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능력이 바로 신앙의 출발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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