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표제에 언급된 여두둔은 다윗에 의해 임명되어 성막 예배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사람입니다(대상 16:41-42). 이 시편은 37편과 연관하여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다윗은 악한 자들의 번영과 폭행으로 인해 심적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의롭고 선하게 살기를 결심한 사람에게 악한 자들의 번영과 폭행은 큰 시험 거리입니다. 악한 자들에 대한 불평과 불만 그리고 분노가 마음을 흔들어 악으로 기울어지게 하기 때문이며, 자신이 선택한 의로운 삶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윗은 지금 중병에 걸려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나의 길을 내가 지켜서, 내 혀로는 죄를 짓지 말아야지”(1절)라고 다짐합니다. “입에 재갈을 물려서”라도 불평과 악담과 저주의 말을 내뱉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렇게 다짐하고 침묵 했더니 속에서 불이 타는 듯합니다. 근심은 더 깊어만 갔고(2절) 울화가 치밀어 올라와 견딜 수가 없습니다. 참다 못해 다윗은 하나님 앞에 나아가 마음을 쏟아 놓습니다(3절).
4절과 5절은 떼어서 읽어야 합니다. 4절은 오랫동안 드린 기도를 요약한 것입니다. 악인들의 번영과 폭행으로 인해 마음에 쌓인 분노와 회의를 하나님 앞에 다 쏟아 놓고 나자, 다윗의 마음은 맑아지고 어두워졌던 눈이 밝아집니다. 그 마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자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짧고 덧없는 것인지를 깨닫습니다(5절). 이 세상에서 명성을 쌓는 것도 덧없는 일이요, 재산을 모으는 일도 허사입니다(6절). 그렇기에 참된 희망은 하나님께 있습니다(7절). 그렇게 시각이 바뀌고 보니 악인들의 번영에 대해 분노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들의 번영도 알고 보면 잠시 잠깐 이는 바람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영원의 시각을 얻으면 시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덧없어 보이는 법입니다.
이 지점에서 다윗의 기도는 악인들의 번영에 대한 불평에서 구원에 대한 호소로 바뀝니다(8-11절).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대화로서 기도할 때면 기도 제목이 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시각을 바꾸어 주기 때문입니다. 다윗의 경우, 기도하기 전에는 악인들의 폭행만 보였는데, 기도하다 보니 자기 자신의 죄가 더 크게 보였습니다.
자신이 정작 해결해야 할 문제는 다른 사람들의 악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죄의 문제인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는 주님께서 작심 하신다면 자신은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죄인임을 고백 하면서 그 죄를 용서하시고 지금의 고난으로부터 구원해 주시기를 구합니다. 자신도 역시 조상들처럼 “떠돌면서 주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손과 나그네”(12절)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다시 한 번 구원을 호소하며 기도를 마칩니다(13절).
묵상:
불가에서는 “인생무상”을 이야기합니다. 오늘의 시편에서 다윗이 말하는 것도 인생무상입니다. 인생은 너무도 짧고 인생에서 무엇을 이룬다는 것도 덧없는 일이라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그는 인생무상에 대한 깨달음에서 체념으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무상한 인생에게서 눈을 돌려 “유상한”(영원한)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께 자신의 인생을 맡깁니다. 희망은 한 뼘 길의 인생에 있는 것도 아니고 한 줌의 물질에 있지도 않습니다. 진정한 희망은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있습니다. 그분과 잇대어 있지 않은 인생은 그림자와 같고 바람과 같습니다. 팔십 년 인생이 꿈만 같습니다.
진실이 그렇다면, 이 땅에서 당하는 일들에 목숨 걸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전부인 양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떠돌면서 주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손과 나그네”(12절)입니다.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가 아니라 영원한 고향을 향해 가는 순례자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고향은 하나님 품입니다. 그래서 이 땅에 사는 동안 그분을 신뢰하고 그분과 더불어 살아가기를 힘씁니다.
하나님에게 눈 뜨지 못하면 인생은 무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에게 눈 뜨면 인생은 영원한 의미를 가집니다. 영원을 바라보는 눈으로 인생을 볼 때 비로소 제대로 보이고 견실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아침, 눈을 감고 하나님을 묵상합니다. 그분의 영원한 나라를 묵상합니다. 그분께서 한 뼘도 되지 않는 나의 인생을 알아 주신 것에 감사 드립니다. 오늘도 이 나그네 삶에 정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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