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 권 고백
15. 현존하지 않는 것도 기억한다
그러나 이것이 영상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누가 쉽게 단언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나는 그 물체 자체가 내 감각 때에 있지 않을 때에도
돌이라든가 태양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것은 그 영상들이 분명 내 머리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육체적인 고통을 말한다고 해도 내게 어떤 고통이 없는 한
고통이란 현존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 영상이 머리속에 현존하지 않는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며
말을 할 때 기쁨과 고통도 구별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내가 건강한 상태에 있으면서 육체의 건강에 대해 말하게 되는 것은
건강 그 자체가 내게 현존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 기억에 관한 영상이 없다면
나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 결코 생각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병든 사람 역시 건강이란 말이 뜻하는 바를 아는 것은
비록 그 자체가 자기 몸에는 현존해 있지 않지만
기억력으로는 그 영상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헤아리는 수를 입으로 얘기할 경우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영상이 아니라 바로 수 그 자체입니다.
'태양의 영상'이라는 말을 할 때 그 영상이 내 기억 속에 있으면
내가 회상하는 것은 그 영상의 영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영상 그 자체이고 이것은 내가 회상할 때 현존해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내가 기억이라고 말하면
내가 말하는 그 기억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을 그 기억 자체 내에서가 아니면 무엇을 통해 알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이것도 그의 모형 속에 존재하는 것입니까?
다시 말해서 그의 현실성 가운데 현존하는 것이 아닙니까?
'좋은 말씀 > 어거스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거스틴 참회록150] 기억력에 있어서도 위대하신 하나님 (0) | 2017.09.09 |
---|---|
제10 권 고백 (149) 16. 망각의 기억. (0) | 2017.09.08 |
[어거스틴 참회록147] 감정의 기억 (0) | 2017.09.04 |
[어거스틴 참회록146] 회상에 의한 회상 (0) | 2017.09.02 |
[어거스틴 참회록145] 수학에 관한 기억 (0) | 2017.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