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어거스틴

[어거스틴 참회록144] 배운다는 것

새벽지기1 2017. 8. 29. 06:45


제10 권 고백




11. 배운다는 것

여기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들의 영상을 감각 기관을 통해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물체 자체를 아무런 영상도 없이 통찰합니다.
그러나 그것들을 배운다는 것은 기억이 무질서하게 지니고 있던 조각들을
생각하며 거두는 일이고, 이미 친근해진 마음을 그곳으로 향하기만 하면
곧 나올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에 불과합니다.

사실 나의 기억은 이러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것들이 지금 말한 것 처럼 손 위에 놓은 듯이 명확해질 때
우리는 무엇을 배웠다거나 또는 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잠시 생각을 게을리하면 알던 것도 잊어버리고
캄캄한 어둠으로 들어가 버린 듯한 것을 다시 생각해 내려면
거기에서 다시 불러내야만 합니다.
즉 안다는 것은 흩어져 있는 것을 거둔다는 뜻이므로
흔히 생각을 모은다고들 합니다.

왜냐하면 'cogo(거두다)'와 'cogito(생각하다)'와의 관계는
'ego'와 'agito', 'facico'와 'factico'의 관계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cogito라는 동사의 의미를 마음이 독점해 버렸기 때문에
다른 장소가 아니고 오직 마음이라는 장소에서 수집되어(colligitur) 
종합되는 것이라고(cogitur) 말하는 것은
이제 생각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