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 권 고백
10. 기억 속의 비감관적인 것
나는 질문의 종류에는 '존재하는가?' '무엇인가?' '어떻게 되어 있는가?'
라는 세가지 것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경우 이러한 말을 형성하고 있는 소리의 영상은 지니고 있으나
그 말소리는 공중을 울리면서 지나가 버려서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그 말소리로 표시되는 사물 자체는 내 육신이 감각으로는 파악하지도 못하고
내 정신 말고는 어디서도 본 일이 없지만 나는 그 영상이 아닌 물체 자체를 기억 속에 간직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물체 자체가 어디서부터 내게 들어 온 것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아무리 내 육체의 문을 샅샅이 살펴 보아도
그것이 어디서 들어 온 것인지 나는 알 수가 없습니다.
눈은 말하길
'빛깔이 있으면 내가 말해 주련만.' 합니다.
그러자 귀가 '소리가 났으면 벌써 우리가 가르쳐 주었지.' 하고
코는 '냄새나는 것이라면 나를 거쳐 갔을텐데.' 하고 말합니다.
또 미각은 '맛이 없는 것이라면 묻지도 마.'하고 촉각은'물체가 아니면
만져 볼 수가 없고 만져 보지 못했으면 뭐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것들이 어떻게 해서 내 기억 속에 들어 왔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내가 그것을 알았을 때 남의 정신에 의탁하지 않고 내 정신에게 재인식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진실이라고 인정하여 그것을 나의 정신에 맡겼습니다.
마치 내가 그것을 원할 때 다시 끌어내기 위해서인 것처럼 그곳에 보관해 두었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내가 알기 전에 정신 속에 있었으나 기억 속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면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것들을 배웠을 때 '그렇다 정말이다.'라고 내가 인정한 것은 어째서일까요?
그러나 것들은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라도 숨어있듯
기억의 깊숙한 곳에 숨어 있기 때문에 남이 그것을 불러내지 않았더라면
나로써는 결코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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